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요 당마다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내세웠지만 누가 선거에서 승기를 잡을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특히 '스윙보터'로 알려진 1300만~1400만명의 2030세대 표심은 알 길이 없다. 각 당 대선후보들은 MZ세대로 통하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공약과 행보를 보이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100일을 앞두고 본지가 마련한 '청년 당원 좌담회'에서 나온 발언은 여야 대선 후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야 4당 청년당원들은 저마다 자신이 속한 정당에 애정과 함께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의견을 밝혔다. 그야말로 정치색이 덜 묻은 솔직담백한 토크였다.
청년당원들이 각 당 후보에 매긴 점수가 평균 25점이란 것만 봐도 안다. 모두 낙제점이다. 많이 줘야 50점이고, 0점도 있다. 야박한 점수지만 이들이 점수를 매긴 배경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청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며 결국 40~50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586세대, 안정적인 미래도 부동산 대안도 없는 청년 외면 공약, '남혐'과 '여혐'으로 편을 가르는 잇따른 발언 등 당마다 청년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 낙제점을 준 이유다. 그만큼 청년세대의 관심을 각 당 정책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청년층이 대표할 사람이 없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21대 국회의원 300석 가운데 2030세대는 11석이다. 전체의 3.6%에 그친다. 2030세대가 전체 유권자의 약 27%를 차지하는 것에 비쳐 보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청년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이제라도 대선 후보들은 청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청년이 고민하는 미래 공약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떠도는 1200여만 청년 표를 잡을 수 있다.
청년도 정치 참여와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 당대의 청년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키기 위해서다. 대의 정치를 표방하는 우리 정치 체계에서 정당 참여와 투표만이 목소리를 반영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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