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가 23일 지병으로 숨졌다. 향년 90세. 전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일어나지 못했다. 시신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생전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사과나 반성 없이 세상을 떠났다. 12·12 군사 쿠데타 동지 관계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 전에 과오를 뉘우치고 반성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전씨는 1931년 1월 23일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다. 1955년 육사 11기로 졸업한 뒤 군내 사조직 '하나회'를 조직하고, 무인(武人)으로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이 된 데 이어 정권 찬탈을 위한 '12·12 군사 반란'을 일으켰다. 군사 반란을 통해 집권한 이후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후 1988년 초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퇴임 후 내란과 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199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청와대는 전씨 사망과 관련해 “청와대 차원의 조화와 조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전 전 대통령은) 끝내 역사의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었던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