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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네이버가 국내 스타트업에 12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펀드 등 간접 투자를 제외한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를 통해 이뤄진 투자다. 인공지능(AI) 분야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메타버스 관련 기술분야 투자가 전체 투자의 37%를 차지했다. 국내 스타트업과의 기술 교류를 통한 미래 기술 선투자다.

네이버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에 지분 투자 등 대규모 간접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들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지만 초창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향후 네이버 신산업 투자 방향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스타트업들 역시 네이버가 어떤 분야에서 미래 신사업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지 알 수 있어 투자 리스트에 올라온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올해 투자 키워드는 'AI·메타버스·물류혁신'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네이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 육성 조직 'D2SF'는 올해 3분기까지 총 19곳의 스타트업에 119억9000만원을 투자했다. 이중 신규로 15곳에 60억9000만원을, 후속 투자로는 4곳에 59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이 같은 속도로 연말까지 투자를 이어간다면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 투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네이버 D2S는 지난 2015년 6월 출범 이후 6년간 누적 투자금액 400억원이다. 매년 10여건의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2배에 넘게 투자하고 있다. 올해도 20곳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규 투자한 스타트업에는 메타버스 관련 기술 기업들이 두드러졌다. 3D 시뮬레이션 엔진을 개발한 '지이모션'을 비롯해 AR커머스 솔루션을 개발한 리콘랩스, 3D 콘텐츠 솔루션을 개발한 버추얼플로우, VR구현 기술을 개발한 픽셀리티게임즈 등이 대상이다.

메타버스 서비스는 네이버의 새로운 먹거리이다. '제페토'의 경우 이미 글로벌 가입자 수가 3분기 2억4000만명이 넘어 섰을 정도로 글로벌 서비스로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 등이 메타버스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데다 독식해 왔던 국내 시장에도 SK텔레콤 등 통신사와 스타트업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메타버스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AI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폭도 계속해서 넓히고 있다. AI기반 기업협업툴을 만들고 있는 '썸테크놀로지'를 비롯해 AI 작곡솔루션을 개발한 '포자랩스', 국내 최초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는 '퓨리오사AI'에 대규모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퓨리오사AI의 경우 AI 성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시스템반도체인 AI가속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곳이다.

네이버는 향후 모든 서비스들이 결국 AI 기술과 접목된 서비스로 발전해 갈 것으로 판단, AI 기술 대중화를 선도해 나가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올해 물류혁신 분야 스타트업 투자도 눈에 띈다. e커머스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세 때문이다. 물류창고형 자동화로봇을 개발한 '플로틱'에 신규 투자했고, 통합물류솔루션을 개발한 '테크타카'에 후속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플로틱'의 경우 네이버뿐만 아니라 카카오까지 투자에 합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물류 창고 내 이동을 자동화하는 로봇 솔루션을 개발 중으로, 기존 물류 창고의 설계, 구조 변경 없이도 도입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창업자가 네이버랩스의 로보틱스 출신인데다 배달의민족에서도 경험했다.

◇올해 후속 투자기업은 총 4곳...AI·e커머스 기업에 최대 투자

네이버가 초창기 투자에 이어 후속 투자에 나선 스타트업은 옥석 중에서도 옥석이라는 평가다. 성장성을 인정받음으로써 신규 투자 시보다 적게는 2~3배, 많게는 10배까지도 투자규모가 확장된다.

올해 3분기에는 총 4개 기업에 후속 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이 중에서도 퓨리오사AI와 테크타카에 각각 30억, 2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퓨리오사AI의 경우 네이버 D2SF의 시드 투자 이후부터 네이버의 여러 기술 분야들과 접점을 가지고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협력을 논의 중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를 비롯해 로보틱스, 자율주행, 동영상, 클라우드 등 네이버와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테크타카는 e커머스 물류에 필요한 모든 IT 시스템을 통합 제공하는 물류 IT 플랫폼 '아르고(ARGO)'를 개발한 곳이다. 이 회사는 커머스관리시스템(CMS), 주문관리시스템(OMS), 창고관리 시스템(WMS), 운송관리시스템(TMS) 등을 모두 자체 개발했고, 이를 아르고 플랫폼에서 유기적으로 연동했다. 이 회사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벤처스가 시드투자 단계부터 후속투자 라운드에 동시에 참여했다.

한편 네이버는 스타트업에 단순 자본투자가 아닌 기술 협력 및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UHD급(4K) 고화질 영상복원 '슈퍼레졸루션(SR) 솔루션'을 국내 최초 상용화한 에스프레소미디어의 경우 네이버 동영상 부문에서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보안 기술 분야 티오리롸는 네이버 보안사업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네이버가 전략적으로 인수한 사례도 늘고 있다. 영상 내 특정 대상의 상황·행동을 인식하고 추출해내는 엔진을 개발한 비닷두의 경우 2017년 시드 투자를 시작으로 2020년 네이버 웹툰에 인수됐다. 또 인공지능 기반 대화엔진 기술을 개발한 컴퍼니AI도 네이버가 인수했다.

<표1>네이버가 올해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 현황

<표2>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과의 협력 사례

[이슈분석]네이버 D2SF, 올해 스타트업에 120억 직접 투자...키워드는 'AI·메타버스'
[이슈분석]네이버 D2SF, 올해 스타트업에 120억 직접 투자...키워드는 'AI·메타버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