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에 1000위안(약 18만원)대 이하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저가 공세를 본격화한다. 중국 내수 시장에 이어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진출, 5G 시장 주도권 경쟁을 예고했다.
애플과 샤오미에 밀려 글로벌 5G 점유율 3위를 기록한 삼성전자도 엔트리(최저가)급 모델로 5G를 확대 적용, 중저가 시장에서 대응에 나선다. 5G 스마트폰에도 외주생산 비중을 늘리고 대만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셋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차이나텔레콤에 따르면 내년 5G 스마트폰 시장은 1000위안대 이하에서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 시장 1~2위를 다투는 오포와 비보가 서브 브랜드를 통해 엔트리급 5G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고 샤오미도 10만원대 5G폰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조사는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절반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성능은 높인 5G폰 신제품을 매달 쏟아내며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출혈 경쟁 수준의 5G폰 가격 인하가 가능한 요인으로는 대만 미디어텍과 중국 유니SOC 등 중화권 반도체 기업의 저렴한 보급형 5G 칩셋 출시가 손꼽힌다. 칩셋 등 부품 가격을 롱텀에벌루션(LTE) 수준으로 낮춰 원가 절감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윙텍과 화친 등 중국 외주개발생산(ODM) 전문업체도 5G 단말 개발 노하우와 기술력을 확보했다.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 서브 브랜드용 제품 생산을 전담, 비용 효율성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 인도, 동남아 등 신흥 시장에서 중국 제조사와 경쟁하는 삼성전자도 내년에는 갤럭시A 시리즈 전 모델에 5G를 적용할 방침이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통과한 갤럭시A13 5G는 2022년형 삼성전자 5G폰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갤럭시M, 갤럭시F 등 파생형 제품군을 5G로 선보이고 합작개발생산(JDM)과 미디어텍 칩셋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국 제조사는 해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10만원대 저가 모델 출시를 통해 5G 상용화 초기 단계에 들어선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