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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현재 지구위를 돌고 있는 우주쓰레기. 사진=유튜브 스튜어트 그레이

'뉴스페이스 시대'. 인류는 1950년대 우주를 향한 발사체를 시작으로 우주 시대를 시작한 이래 수천개 위성과 로켓을 지구 궤도로 보내면서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었다.

과거 발사체를 우주 공간으로 보내기 위한 주요 고려 요소는 바람과 낙뢰 등 단순 기상 위험 가능성이었다. 그러나 근래 들어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선 '우주 물체'와 충돌 가능성을 중요하게 살피고 철저히 계산하고 있다.

우주 물체는 그동안 우주 공간에서 사용하기 위해 설계·제작한 물체라는 개념적 의미로 통한다. 그동안 인류가 쏘아 올린 발사체와 인공위성, 우주선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우주 물체 의미는 과거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닌다. 우주 물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은 이른바 '우주 쓰레기'다. 궤도에 진입했던 위성이 더는 역할을 하지 않는 경우 또는 위성 궤도 진입을 도왔던 발사체가 지구로 귀환하지 않은 채 서로 부딪히면서 발생한 수많은 궤도 파편이 우주 물체 가운데 95%를 차지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이러한 우주 물체는 소프트볼보다 큰 쓰레기가 2만6000개, 자갈 크기 이상은 50만개, 모래 알갱이 굵기는 1억개가 넘는다.

크기만 놓고 보면 위험성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이들 우주 물체가 지닌 속도를 보면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위성 궤도를 돌고 있는 약 1㎝ 크기 알루미늄 우주 물체는 약 100m 높이에서 72㎏ 무게 물체를 떨어뜨리는 것 또는 1.5톤 중형차가 50㎞/h로 충돌하는 것과 같은 충격을 준다. 우주 물체 크기가 10배로 커지면 운동에너지는 300㎏짜리 TNT 폭약이 폭발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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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ISS). 게티이미지뱅크

실제 우주 물체로 인한 위험한 순간은 우주 공간에서 계속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자국 위성 '첼리나-D'를 미사일로 파괴하는 요격 실험에 성공하면서 약 1500개 파편이 발생했다. 발생한 파편은 총알보다 8배 빠른 초속 7㎞ 이상 속도로 떠돌았다.

이 파편들이 두 차례에 걸쳐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근접하면서 정거장 내 우주인들이 ISS에 도킹해 있는 자국 우주선으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주 물체 위협으로 인해 ISS가 회피 기동을 한 경우는 현재까지 모두 25차례에 달한다.

문제는 우주 쓰레기가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점이다.

위성 또는 발사체는 수명이 다하게 되면 지구 중력에 의해 고도가 낮아지면서 대기권에 진입하다 발생하는 가속도와 마찰열로 전소된다.

매슈 브라운 영국 사우샘프턴대 우주물리학과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전소 과정이 더 이상 어려울 것이란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주목받았다. 지구 대기권 내 이산화탄소 증가로 밀도가 감소된 대기권 상부층이 가속도와 마찰열을 만들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우주 물체로 인한 위협 증가로 전 세계적 대응도 불붙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등이 포함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우주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용'을 안건으로 우주 쓰레기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댔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7월 '우주 쓰레기 경감을 위한 우주비행체 개발 및 운용 권고안'을 마련하는 등 관심을 높이고 있다.


유인우주선 시대 도래에 따른 우주인 안전뿐 아니라 지구관측과 통신, GPS 등 많은 서비스가 우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고' 그 이상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