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삼성이 메타버스 시대를 겨냥한 하드웨어(HW) 개발에 착수했다. 애플은 완전히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접목한 확장현실(XR) 기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글라스 투자를 강화한다.

애플은 'OLEDoS 디스플레이'를 접목한 XR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OLEDoS(OLED on Silicon)는 실리콘 웨이퍼 기판 위에 화소와 구동부를 생성한 후 발광부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구현한 디스플레이다.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초정밀 구동이 가능하고, 더 많은 화소를 탑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수백 PPI(인치당 픽셀 수)다. 이에 반해 OLEDoS는 수천 PPI까지 구현할 수 있다. XR 기기는 바로 눈앞에서 영상을 보기 때문에 높은 해상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애플은 PPI가 높은 고해상도의 OLEDoS 디스플레이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은 XR 기기에 비행거리측정(TOF) 센서도 적용할 계획이다. TOF는 측정 대상까지의 거리, 형태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을 구현하는 데 꼭 필요하다.

애플은 소니,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과 핵심 부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기술 확보 차원이 아니라 개발 과제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상용화 공산이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내년 하반기에 XR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삼성도 차세대 XR 기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글라스용 특수렌즈를 개발하는 '디지렌즈'에 투자했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특수렌즈에 화면을 주사하는 안경 형태 제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지렌즈 투자에는 삼성전기도 참여했다.

현실과 가상 구분이 없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려면 최적화된 HW가 필요하다. 눈앞에 착용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뿐만 아니라 촉감 등 실제와 유사한 감각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오큘러스 인수로 AR/VR 시장을 공략해 온 메타(옛 페이스북)는 내년 상반기에 HUD와 햅틱 장갑으로 구성된 '오큘러스 퀘스트3'를 출시한다. 메타는 XR용 장갑 개발품을 공개했다. 현실과 가상을 융합, 거대한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거대 기업들의 투자 경쟁이 시작됐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