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데이터 산업, 미래 인재 양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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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산업은 결국 데이터로 귀결된다.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도 가상공간에서 데이터 수집 및 활용을 통해 현실과의 연결 구조를 정의하는 것이 생명이다. 세상을 데이터로 해석할 수 있고, 구조와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데이터 구현의 핵심이다. 이해하는 것을 모델로 정의하는 능력은 흔히 말하는 데이터 엔지니어의 몫이 아니다. 인문 소양과 대상을 이해하는 통찰력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데이터 인재 양성은 수년 동안 다양한 채널에서 교육이 진행되고, 각 대학도 앞다퉈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대부분 커리큘럼이 데이터 기술자 중심이고, 유사한 과목의 나열이다. AI와 연계한 프로그램 정도가 추가되면서 천편일률로 하둡, R, 파이선, 통계 등을 가르친다. 그러나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현장은 이렇게 교육받은 엔지니어 인재로만 진행이 가능할까.

데이터 산업은 요식업과 많이 닮았다. 요식업과 비교하면 요식 산업의 발전을 위해 모든 교육이 셰프를 양성하는 것에 맞춰져 있는 것과 같다. 요식 산업을 보면 식재료 생산 및 가공, 유통, 소비 등이 분야별로 규모 있는 시장을 형성한다. 나아가 다양한 레스토랑, 여러 종류의 먹거리, 레시피, 맛 칼럼리스트, 별점 문화, 먹방 유튜버 등의 활동이 있다. 요리에 필요한 각종 설비나 도구 등도 큰 축을 차지한다. 요식업은 각 분야 전문가가 양성되고 현장에서 상호 작용하면서 새로운 문화 또는 신시장을 일궈 나가는 유기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현장에서는 목적에 필요한 데이터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수집하고 가공해야 하는가가 더 필요하다. 데이터 기획자다. 이런 업무 영역조차 엔지니어가 맡는 역할이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 재료를 어떻게 모델링해서 융합해야 의미 있는 통찰이 나오는지를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데이터 레시피를 만드는 것이다. 현장에서 엔지니어가 해야 하는 역할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이해하고 이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러는 꼭 필요하다. 데이터 스토리텔러다. 이것도 엔지니어 몫이다.

데이터 인재 양성이 이공대 출신만을 우대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오다. 여러 전공 분야의 인재들이 데이터 산업이라는 거대한 중심의 흐름에 참여해 유기적인 역할을 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만을 양성하는 교육에서 데이터 기획자, 데이터 레시피 개발자, 데이터 스토리텔러, 데이터 유통업자 등 다채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인재 양성 교육이 이제는 꼭 진행돼야 한다.

데이터 조기 교육도 필요하다. 데이터를 기술과 학문으로 배우기 이전에 데이터와 친해지고, 있는 그대로 속성을 받아들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말과 체험, 놀이, 행위를 통해 데이터 미래 인재를 조기에 양성한다면 자연스럽게 데이터로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는 새로운 질문이다. 질문에 답하고, 다시 데이터가 질문하고 답을 하는 과정이 데이터 분석의 속성이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묻고 답하는 습관이 있어서 이런 데이터 분석 속성에 어른보다 더 본질적으로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다. 데이터로 이야기하는 습관까지 조기에 교육한다면 데이터로 귀결되는 모든 산업에 적응할 수 있는 소중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장착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 산업, 아니 문화는 대중화돼야 한다. 어느 특정 엔지니어나 기업의 먹거리가 아니라 모든 대중이 각자 개성에 맞는 역할로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려야 한다. 현재의 기회 불균형은 일방적인 기술 인재 양성에 따른 부작용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데이터 산업을 문화적으로 이해하고, 스펙트럼을 다채롭게 해석해서 대국민 데이터 리터러시(문맹 탈출)를 이뤄야만 미래 산업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안동욱 미소정보기술 대표이사 an08@misoinf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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