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질소산화물 기준 낮춰 달라"…요소수 수급난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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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 LG화학 제공]]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토탈 등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정부에 한시적인 배기가스 배출 기준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저감하는 요소수 부족으로 공장이 셧다운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소수 수급난 해소를 위해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 기준을 완화하거나 기준 초과 시 행정처분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15일 “각 업체가 재고 확보에 힘을 쏟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요소수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업체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때 보일러를 가동한다. 이때 연소 과정에서 질소산화물이 배출되고, 이를 낮추는 저감장치(SCR)에는 산업용 요소수가 필요하다. 산업용 요소수는 환원제 및 촉매로서 탈질 반응을 일으키고,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 등으로 분해한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요소수는 질소 저감과 스팀 생산 공정 등에서 필수로 사용된다”면서 “요소수가 부족하면 질소산화물 배출 허용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고, 보일러 가동 중지에 따른 공장 셧다운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석유화학협회는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토탈, 효성화학, GS칼텍스, 에쓰오일, 여천NCC, 대한유화, DL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대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체는 요소수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각사는 1~2개월치 물량을 확보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요소수 수급 문제가 완화될 것이라며 이 같은 논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석유화학, 시멘트, 철강 등 주요 산업체에서 보유하고 있는 요소수 물량을 파악하고,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는 등 요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업계에서 제시한 건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요소수 공급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선 공급 순위 등을 포함한)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