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IT서비스 자율준수 기준' 중견·중소기업 의견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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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는 '정보기술(IT)서비스 일감개방 자율준수 기준' 발표를 앞두고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과기정통부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발주기업과 계열 IT서비스 대기업에 이어 IT서비스 중견·중소기업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대기업 일감의 외부 개방 확대가 계열 IT서비스 대기업과 비계열 중견·중소 IT서비스 기업에 미치는 영향, 자율준수기준 초안의 일부 문구 수정 요구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개방된 일감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이관되면 국내 IT서비스 산업에는 도움이 될 게 없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판단이다. 과기정통부는 수렴한 의견을 이달 안에 공정위에 전달한다. 공정위는 협의를 거쳐 IT서비스 일감개방 자율준수기준 최종안을 발표한다.

이상협 공정위 부당지원감시과장은 11일 “과기정통부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만큼 발표 시점은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IT서비스 기업은 공정위가 목표한 대로 올해 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위가 급식·물류에 이어 IT서비스 분야에 도입하려는 자율준수기준은 대기업집단이 일감을 발주할 때 내부 계열관계에 있지 않은 외부 기업에도 공정하게 개방하는 게 핵심이다.

'대기업은 계열 IT서비스 기업에 일감을 조건 없이 넘겨주지 말고 경쟁을 통해 실력 있는 IT서비스 기업이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긴급이나 보안성을 요구할 경우 계열 IT서비스 기업에 주는 게 훨씬 효율적인 경우 등 내부계약이 가능한 예시도 제시했다.

자율 기준인 만큼 강제성은 없다. 그러나 제도가 도입되면 준수 여부가 드러나고, 미준수 기업은 이미지 등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IT서비스 대기업의 입장이다.

IT서비스 대기업 임원은 “대기업참여제한 제도에 따라 공공 SW사업 참여가 제한됐는데 자율준수기준까지 도입하는 것은 왼손을 묶고 오른손까지 묶는 격”이라면서 “대기업은 내부 준법감시조직을 통해 불공정 행위를 차단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친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IT서비스 대기업은 외부에 일감 개방이 늘어날 경우 기업 정보 외부 유출, 업무 프로세스 효율성 저하 등을 우려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IT서비스는 중요한 미래 산업인데 부정한 산업이라는 시각으로 비춰지는 게 문제”라면서 “IT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부 등의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정책소통간담회에서 “일감개방 자율준수 기준의 기본 전제는 부당 내부거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면서 “모든 내부거래를 막는 게 아니라 손해를 보면서 하는 거래, 물량 몰아주는 거래 등을 막을 내부 장치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물류·IT서비스 업종의 내부거래 내역을 자세하게 공시하도록 고시를 개정해서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공정위와 IT서비스 대기업 간 입장 차이가 확연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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