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첨단 기술을 이끌고 있는 과학기술인들이 힘을 합친다면 어떨까. 마치 어벤져스급의 시너지를 보여주지 않을까.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사례와 설립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이하 과기정통부)가 개최한 ‘2021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공모전’은 엄정한 심사를 거쳐 비즈니스 아이디어 분과와 우수모델 분과 2개 분과의 대상 2팀을 비롯한 총 10개 팀이 최종 선발됐다. 그 중 장관상인 대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4개 협동조합을 소개한다.
비즈니스 아이디어 분과에서는 과학기술인의 기술적 협업과 공익가치를 높이는 협동조합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선정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 분과에서 대상을 받은 (주)엘비에스테크는 데이터 수집·분석, AI/딥러닝 등 IT 기술인력들이 모여 조합원 간 기술 협업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도로 장애물과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보행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급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스마트시티 플랫폼은 보행로의 정보와 건물 정보, 위치 정보 제공을 통해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증대시키고 비대면 주문, 결제 및 매장 예약 서비스를 통해 이용 편의를 증대시킨다. 이를 위해 제스처, 소리변환, 매장연동 등 사용자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수집-분석-관리로 이루어지는 데이터 관리와 플랫폼 고도화 과정에 전국 지역채널(기업, 연구소, 대학 등)을 조합원으로 확대해 다양한 사회서비스와 연계하여 기술의 가치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
최우수상은 세이프레이저가 수상했다. 전자재료, 산업디자인, 정보콘텐츠 등 이공계 청년 인력들이 모여 거리 측정센서(LiDAR센서) 기술을 이용해 낙상의 위험이 있을 경우 진동으로 알려줘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을 협동조합으로써 개발·공급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다. 낙상 시 경추와 후두부를 보호할 수 있는 에어백이 설치돼 있고 IOT를 이용한 관제 센터를 운영해 사전대응과 사후대책을 모두 아우른다.
세이프레이저는 기술력은 보유했지만 제품화 및 영업 등 사업화를 위해 필요한 조합원 영입이 용이한 협동조합의 강점을 이용해 건설현장의 안전도를 높이는 아이템은 물론 협업을 통해 향후 센서기술을 사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로 확장할 수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수모델 분과는 기존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의 비즈니스 모델, 기술적 가치와 사회적 기여 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운영사례를 보이는 협동조합 5팀이 선정됐다.
우수모델 분과에서는 위즈온협동조합이 대상을 차지했다. 장애인을 포함한 IT 기술인력들이 직접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관광지도/저상버스 운영 앱 등 배리어프리 기술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함께 실현해 가는 협동조합이다.
위즈온협동조합은 플랫폼 개발 등 사회적경제 기업 ICT 컨설팅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허물고 사업 분석과 기술력 향상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가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사회적 가치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부분이 높게 평가됐다.
주요 솔루션으로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화폐전자지갑 솔루션인 ‘한밭페이’와 사회적기업 행정업무에 특화된 ERP 시스템, 그리고 장애인이나 고령자들이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웹접근성 자동 점검툴 등이 있다.
이 조합은 설립 이후 조합원과 상시근로자의 지속적 확대로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수익을 배분하지 않고 사회적 기업으로서 사회서비스 분야에 재투자하여 기술의 사회가치 성과를 확산하고 있다.
우수모델 분과 최우수상은 기술 공급 기업, 제조 기업, 운영 농가로 구성된 조합원 간의 상호 협업으로 스마트팜 환경 통합제어 시스템·솔루션을 개발 및 보급하고 있는 ‘스마트팜협동조합’에게 돌아갔다.
주요 제품으로는 작물재배용 워터웨이와 수직구조 식물재배 트레이 및 컨테이너팜 등의 시설과 이를 컨트롤하는 지능형 통합 제어 시스템 및 앱, 그리고 스마트팜 적용 작물인 킹스베리 등이 있다.
스마트팜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기술 공동 사용화를 통해 대규모 재배단지 구축 사업 추진역량을 확보하고 내수 농산물 시장의 해외 의존률을 낮춰 국내 농업 시장의 안정화를 선도, 식량안보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 또 지속적인 인재 채용 확대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공모전’ 선정작 10개의 자세한 내용은 11월 8일부터 12월 10일까지 33일간 진행되는 ‘2021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온라인 성과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전성과 정보 접근성을 고려해 온라인 가상 전시관으로 운영되는 이번 행사는 과기협동조합의 우수 제품‧서비스 30개를 성과 유형에 따라 △사회적 협동관, △태동관, △우수 성장관으로 구성됐다.
사회적 협동관(Social Coop)에서는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공모전’수상작을 포함하여, 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 중소기업 기술지원, 지역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실현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태동관(Starting Coop)은 ’21년 사업을 시작한 기술협업 아이디어와 사업모형, 향후 협업 확장의 가능성 등 과기협동조합에 관한 현장의 생생한 아이디어를 만나볼 수 있고, 우수성장관(Special Coop)에서는 시장진출 사례를 주제로 ‘과학기술인 협동조합 사업화 지원’에 참여했던 과기협동조합의 기술협업-제품화-판로구축-시장진출 등 성공 요인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과기협동조합의 주요정책과 지원 사업을 알아볼 수 있는 정책홍보관, 과기협동조합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대중투자(크라우드 펀딩)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투자(펀딩)관도 함께 운영돼 과기협동조합의 가치-성장-시장화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제공한다.
훌륭한 식재료는 그 자체로도 좋은 맛과 향을 내지만, 다양한 조리 방법과 다른 재료와의 조합으로 엄청난 만족감을 주는 요리가 될 수 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술력, 그리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과학기술인들의 협업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