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플랫폼 성장 못하면 해외 기업의 놀이터로 전락"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플랫폼 생태계 공생 방안' 토론회 개최

최근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횡포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토종 플랫폼 기업만을 집중 규제하는 규제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기업에만 일방적으로 규제를 요구할 경우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1일 오후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임정욱 TBT 대표는 “해외 빅테크 기업에게는 규제를 하지 못하면서 국내 기업에게만 상생과 규제를 일방적으로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일본 음식 배달시장의 1위는 우버이츠”라며 “토종 플랫폼이 성장하지 못하면 결국 해외 플랫폼 기업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플랫폼 생태계,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는 임정욱 대표를 비롯해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 부수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 등이 참석했다. 플랫폼 기업과 창작자, 소상공인, 스타트업 등의 입장에서 현재의 플랫폼 기업과의 공생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는 “혁신적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플랫폼 기업이 무서운 공룡으로 성장했다”고 지적하고는 “플랫폼 기업과 창작자, 소상공인, 스타트업의 건전한 공생을 도모하기 위해 구성원 간의 관계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대표는 “현재 진행되는 플랫폼 논의는 모두 플랫폼 우위를 전제하고 있다”며 “공진화 관점에서 플랫폼 생태계를 보는 정책적 시각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부수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는 “공정한 플랫폼은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콘텐츠를 올릴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선택과 조정이 가능하며, 성과가 있는 경우에만 비용을 내는 시스템”이라고 규정했다. 부 교수는 “현재 플랫폼 공정화법은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추진돼왔다”면서도 “실제로는 대기업 또는 기득권을 가진 사업자 중심의 '그들만의 메이저리그'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상생협력 모델 발굴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상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에서 수수료, 배달대행료 등을 부담하는 소상공인들처럼 상대적으로 혜택을 덜 받는 고객그룹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플랫폼 비즈니스 생태계에 참여하는 모든 고객 그룹에게 공정하고 형평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플랫폼 사업자가 상생협력 모델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