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검정 교과서 선정 결과에 대해 천재교육과 아이스크림미디어가 1위를 주장했다. 디지털 교육으로 출발한 에듀테크 기업이 전통적 교과서 시장에 진입, 기존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천재교육과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서로 다른 기준을 앞세워 2022학년도 초등 3~4학년 수학, 사회, 과학 검정 교과서 학교 선정 결과 1위라고 밝혔다.
천재교육은 자회사 천재교과서의 교과서 주문을 모두 합산,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천재교육(천재교과서)은 과학 1종과 수학과 사회 과목에서 각각 2종 교과서를 제출해 모두 통과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검인정교과서협의회 3·4학년 수학, 사회, 과학 주문집계를 합계해 1위라고 밝혔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전체 13개 교과서 발행업체 중 수학 10종 1위, 사회 11종 1위, 과학 7종 2위를 했다고 밝혔다. 2개 회사의 각기 다른 교과서를 합산한 것이 아닌 단일 회사 본책 기준으로 1위라는 입장이다.
2022학년도 초등 3·4학년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 주문 부수 기준으로 천재교육과 천재교과서를 합산하면 점유율이 아이스크림미디어를 근소하게 앞섰다. 전자신문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주문 부수 기준 천재교육·천재교과서가 28.1%, 아이스크림미디어가 27.2%를 점유하면서 사실상 과반수를 차지했다.
교과서 시장에선 이같은 결과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40년 업력 교과서 시장 1위 천재교육과 올해 처음 교과서 시장에 진입한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사실상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비상교육, 지학사, 미래엔(구 대한교과서), 동아출판 등 수십 년 역사의 전통 교과서 업체는 순위에서 뒤로 밀려났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2008년 출시한 초등 교육 디지털 플랫폼 '아이스크림S'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교과서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 교육출판업체도 탈락하는 까다로운 교과서 검정 심사과정을 통과하고, 학교 현장의 선택을 받았다. 디지털 교육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십 년 이상 고착된 교과서 시장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천재교육도 디지털 교육에 공격적 투자를 하고 있다. 교수학습지원 플랫폼 'T셀파'와 초등 스마트학습 '밀크T', 에듀테크센터 설립 등으로 에듀테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2022학년도부터 초등 3·4학년 수학, 사회, 과학을 시작으로 2023학년도에는 초등 5·6학년 수학, 사회, 과목 교과서를 국정에서 검정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검정 과정을 거쳐 전국 학교가 교과서를 선택한다. 초등 주요 교과목이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디지털교과서 확산과 교과서 자율화·다양화를 앞둔 첫 신호탄인 셈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단순히 교과서 내용만이 아니라 디지털 수업 지원에 대한 고려 등도 작용한 선택으로 보인다”라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자랄수록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