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44〉지방소멸 해결을 위한 차기 정부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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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인구소멸 위험 지방자치단체는 89곳이다. 전남·경북이 16곳으로 가장 많고, 강원이 12곳으로 3번째다. 정부는 지방소멸 대응기금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인구 이동은 지방소멸을 가속시킨다.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의 인구비중 변화 추이를 보면 지방의 젊은 층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방은 공동화되고, 심각한 저출산화로 인구감소 압력이 심화해 지방소멸을 가속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수도권 유입 인구는 2배 이상 증가했다.

20~30대 청년층이 대학, 결혼, 직장 등의 이유로 지방에서 수도권·대도시로 이동했다. 코로나19로 인구 이동이 더욱 많아지고, 지방소멸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대학의 산학협력 인력양성 효과성 제고방안'에 따르면 일반대 졸업자의 63.6%가 대학 졸업 후 타 지역으로 이탈했다. 세종(94.2%), 충남(79.5%), 충북(73.4%), 경북(71.4%) 등 지역의 이탈률이 심했다. 반면 수도권(11.7%), 부산(52.6%), 대구(57.7%), 광주(58%) 등 대도시는 지방에 비해 이탈률이 낮았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자체 자료에서 지역별 경제활동인구를 보면 서울은 일반대 졸업생 비율이 80%, 전문대 졸업생 비율이 20%로 일반대를 졸업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가 전문대의 4배 정도 많다. 세종시는 82.9%로 전국 시·도에서 일반대 졸업생 경제활동 참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전문대 졸업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북으로, 42.5%이다. 뒤를 이어 제주(39.7%), 전남(39.1%) 순이다.

전국 평균 전문대 졸업생 비율이 34.6%임을 감안하면 낙후 지역일수록 전문대 졸업생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다. 두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낙후 지역일수록 일반대 졸업생 이탈률이 높고 전문대 졸업생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다. 일반대 졸업생은 대도시로 이동하는 비율이 높고, 전문대 졸업생은 지방에 정주해서 직장을 얻고 정착하는 비율이 높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지방 전문대를 지원해야 한다.

2019년 한국은행 강릉본부에서 강릉상공회의소와 '대학생 소비지출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 연구를 했다. 연구에 따르면 강릉지역 대학생은 연간 1600억원의 소비지출(1인당 584만원)을 통해 지역 내 1000억~1160억원의 소득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대학의 폐교는 지역 경제 소멸을 불러올 수 있다. 지방소멸 지역일수록 대학을 살려야 한다.

차기 정부는 지방소멸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해결해야 한다. 청년층의 도시지역 이탈로 지방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그 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청년층의 도시 지역 이탈로 진행되는 악순환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 지역별로 양질의 일자리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청년층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그 지역에 정주하면서 취업·결혼·출산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획일적 대학평가에 의한 국고지원 방식으로는 안 된다. 비교적 상황이 좋은 수도권 대학에는 국고 지원을 축소하는 대신 대학 운영의 자율권을 어느 정도 부여하고, 지방 대학에 더욱 많은 재정 지원을 늘려야 한다. 전문대 졸업생의 지방 경제활동 비율은 높다. 일반대보다는 전문대, 수도권 전문대보다는 지방 전문대에 전폭적 재정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지방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하고,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산업 맞춤형 산-학-관(지자체) 협력의 직업교육 혁신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에서는 국가 차원의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청년들의 정주 여건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강문상 인덕대 교수·고등직업교육연구소 소장 mskang@ind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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