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역대 최대
명품 라인업 우위로 경쟁력 확보
패션·뷰티 자회사, 매출 상승 도와
신세계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핵심사업인 백화점 매출 성장과 면세점 등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 앞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경쟁사 롯데쇼핑과 대비되는 성적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24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0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3% 증가한 1조6671억원, 당기순이익은 188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3분기 최초로 1000억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과 함께 내실까지 다졌다. 1%대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도 4.0%까지 회복했다. 순이익 역시 광주신세계 대주주 지분 주식 매입 효과로 대폭 개선됐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322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 기세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넘어 연간 실적 신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력사업 전체가 코로나19 영향권에 놓였음에도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일궈냈다.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은 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 3분기 매출은 5096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15.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727억원으로 81.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역 1번점 전략과 명품 경쟁력에서 경쟁사에 우위를 점하며 보복소비 수요를 흡수했다.
매출 신장은 명품이 주도했다. 신세계백화점 명품과 해외패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7%, 29.7% 늘었다. 뿐만 아니라 고마진 상품군인 의류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여성패션과 남성패션 매출도 각각 15.7%, 19.8% 반등했다.
신세계는 명품 라인업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신세계는 3대 명품인 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을 모두 보유한 점포가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점 4곳으로 가장 많다. 롯데와 현대, 갤러리아는 각 1개점 뿐이다.
또 업계 최초 중층 도입과 식품관 유료 멤버십 신설 등 다양한 혁신적 시도도 신세계백화점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신규 점포인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도 출점 두 달만에 목표 매출을 40% 초과 달성하며 지역 1번점 청신호를 켰다.
면세점과 패션·뷰티, 가구 등 연결 자회사 선전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
신세계디에프는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433억원 늘어난 22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도 82.3% 늘었다. 지난해 9월부터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되고 지난해 리스 회계 선반영으로 회계상 비용이 줄어든 덕분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패션·코스메틱 부문의 견고한 실적과 국내 패션의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141억원)이 작년보다 2배 늘었다. 매출도 3502억원으로 4.9% 증가했다. 해외패션(15.4%)과 수입 화장품(37.5%) 부문이 소비심리 회복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패션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효율화 작업과 온라인 채널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 혁신과 신규 점포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이뤄낸 백화점의 외형 성장과 자회사의 실적 개선을 통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4분기에도 백화점 등 오프라인 본업 경쟁력 강화와 면세점의 지속적 실적 회복, 자회사 성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