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디지털로 서민금융을 구석구석 챙기겠습니다"

Photo Image

서민금융진흥원은 적은 소득과 낮은 신용등급으로 금융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취약계층이 포기하지 않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종합상담과 금융교육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이 저신용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맞춤형 금융자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좀 더 낮은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서민·취약계층이 고금리의 늪에서 벗어나 좀 더 낮은 금리의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금융분야 사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서민금융진흥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대대적으로 준비한 비대면 디지털 상담창구인 앱과 챗봇상담 시스템을 구축해 대면 지원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더 많은 상담·지원 실적을 기록했다.

또 빠르고 편리하게 맞춤대 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핵심 기능만 탑재한 앱을 출시하고 여러 핀테크 기업, 금융사와 협약해 서민금융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최근 UN 사회개발위원회에서 국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모델이 의견서로 공식 채택되는 성과도 거뒀다.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은 “프로세스를 간결화하는 것만으로도 혁신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대면상담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디지털 서민금융 모델을 선제 확산해 코로나19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Photo Image
서울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이계문 원장(오른쪽)과 길재식 전자신문 디지털금융부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대담=길재식 디지털금융부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서민금융진흥원·신용회복위원회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대면 상담이 필수인 업무 현장이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나.

▲2018년 10월 취임 후 지금까지 전체 50개 중 44개 센터와 31개 전통시장을 다니면서 직접 대면상담을 하는 등 서민 금융생활 안정과 경제적 재기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할까 고민했다. 직접 만나서 얘기해보니 대부분 서민금융이나 복지제도를 몰라서 어려움을 겪어도 제때 도움받지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서민금융 문턱이 높고 공급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판단이 섰다.

이후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고객 편의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혁신 포인트를 찾았다.

우선 대면위주와 ARS 전화상담 위주의 서민금융 상담을 고령층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상담사가 직접 전화받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상담인력이 2018년 163명이었는데 지난 9월 기준 239명까지 늘렸다.

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상담받고 서민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챗봇상담과 앱을 지난해 1월 출시했다. 앱 출시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져 대면상담 제약 상황 속에서도 되레 상담건수가 증가했다.

올해 10월 기준 누적 앱 다운로드는 140만2000건, 챗봇상담은 162만3000건을 기록했다. 상담사가 직접 전화를 받는 1397콜센터 고객상담 실적은 2020년 92만명을 기록해 2019년 대비 59.5% 증가했다. 올해 1~9월은 75만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1.2% 증가했다.

콜센터 상담인력을 증원하고 챗봇과 앱을 이용한 비대면 상담을 확충하니 방문상담 수요가 분산됐다. 예약 적체도 완전히 해소돼 평균 11일이 걸리던 예약이 0일로 줄었다.

처음 앱 출시 후 한 달 동안 시범운영을 거치면서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임직원은 물론 인터넷 카페, 대학생, 신용회복 신청인 등에게 적극적으로 개선 의견을 들었다. 총 500건 이상 개선사항을 접수·반영해서 이용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지금도 사용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감히 자랑하고 싶다.

-미리 준비한 노력이 정말 필요한 순간에 빛을 발한 것 같다. 대출 실적에도 변화가 있었나.

▲서금원은 20% 수준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저신용층을 위한 서민 맞춤형 대출중개 앱을 지난해 1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올해 맞춤대출 평균 대출금리는 11.6%로 지난해 하반기 대부업 평균인 19.1%보다 상당히 낮다.

맞춤대출 앱을 출시한 배경은 서민이 생업에 바빠서 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기가 어렵고 인근 금융기관에 가도 대출이 거절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서민금융을 이용하면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지만 기존 상담·신청 절차가 불편하다보니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대부업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를 감안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핵심기능만 탑재해 지난해 1월 출시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뱅크샐러드, 핀다, 카카오뱅크 등 핀테크·금융사와 협약을 맺었다. 청년·대학생을 위한 햇살론유스 등의 상품도 모두 앱에서 할 수 있도록 바꿨다.

맞춤대출 기능은 앱과 홈페이지에 입력해야 하는 항목을 기존 33개에서 17개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13개로 더 줄였다. 유선상담시 개인정보활용 동의 절차도 음성청취에서 문자메시지(LMS) 방식으로 개선해 동의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1분 30초에서 10초로 줄였다.

전화상담 위주로 운영하던 맞춤대출을 전용 앱과 핀테크 기업 연계 플랫폼에서 제공하니 이용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는 1조418억원으로 2019년 대비 60.4% 증가했다. 올해 1~9월은 965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0% 늘었다.

앱과 홈페이지를 이용한 실적은 2020년 6572억원으로 2019년 대비 2.8배 증가했다. 올해 1~9월은 689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1% 성장했다.

이처럼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수요가 서금원 맞춤대출을 이용하게 돼 서민 이자비용을 2079억원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정부가 지원하는 서민대출상품인 햇살론의 경우 개인이 금융사에서 이용하면 대출모집인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서금원을 통해서 이용하면 수수료가 훨씬 낮아서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Photo Image

-잘 몰라서 정부나 지자체의 좋은 지원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맞다. 인근에 서민금융회사나 지역 신용보증재단, 자활센터 등 서민지원 기관이 많지만 잘 몰라서 이용을 못한다. 서금원이 대출·채무조정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지만 개인 상황에 맞는 대안을 일괄 제시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공공·민간 120개 기관의 600개 상품을 비교·검색할 수 있는 '서민금융 한눈에' 서비스를 지난해 5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정책상품 등 흩어진 기관과 상품 정보를 통합해 대출·자산형성 상품 정보를 종합 제공한다.

또 신협 등 지역금융사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서민이 한 곳만 방문해도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도록 지역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서민금융 한눈에 서비스는 지난 9월 기준 누적 94만건 이용실적을 기록했다. 지역협의체는 연계 실적이 지난해 3만3000명으로 2019년 대비 66% 증가했다. 올해 1~9월은 6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220.5% 증가했다.

이같은 서금원·신복위의 정책 서민금융 지원모델은 지난 2월 열린 UN 사회개발위원회에서 공공기관 중 처음 의견서로 채택됐다. 디지털 서민금융 모델을 선제적으로 확산해 코로나19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금원·신복위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더 해야 한다고 보나. 서금원과 신복위를 찾는 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금원은 자금 공급, 신복위는 채무 탕감과 경제재기 지원이 본연의 역할이다. 같은 재원을 복지에 지출하는 것보다 레버리지 효과를 이용한 대출지원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서금원·신복위가 실시한 신용·부채관리 컨설팅을 받으면 종료 3개월 후 이용자 중 57%의 신용점수가 평균 63점 상승했다. 컨설팅 신청 시점 대비 은행을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신용도가 개선된 이용자는 70.7% 증가했다.

우리는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상담'과 '금융교육'으로 자기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재무지식을 충분히 쌓아서 자금을 관리할 역량을 기르고 상담과 컨설팅을 거쳐 신용점수를 끌어올려서 다시 제1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게끔 보완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직접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창피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경제적 재기를 도와주는 곳이 신복위고, 금융권 대출이 거절될 때 도와주는 곳이 서금원이다. 국가가 지원하는 권리를 받는 것 뿐이다. 도움을 받고 재기하면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있다.

화재가 나면 당연히 119에 신고한다. 서금원·신복위는 금융분야 사회안전망이다. 초기에 어려움을 겪을 때 찾아야 효과가 더 크다. 고금리를 이용하기 전에 와서 상담을 받으면 더 낮은 금리를 이용할 수 있어 회복 효과가 더 크다.

통합콜센터 번호 1397을 기억해달라. 1397은 키패드 각 구석에 있는 숫자다. 서민의 삶을 구석구석 챙기겠다는 뜻을 담았다.

Photo Image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계문 원장은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1960년 12월 16일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태국 AIT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행정고시(34회)에 합격한 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 산업자금과, 국제금융국 외환제도과, 기획관리실 기획재정담당관실을 거쳐 주태국대사관 1등 서기관을 지냈다.

이후 기획재정부 서비스경제과장, 국방예산과장, 기획재정담당관을 거쳐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을 지냈다.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과 대변인을 거쳐 2018년 10월 서민금융진흥원 원장 겸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현장에서 고객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발로 뛰는 경영을 했다. 1397 콜센터 개편, 고객 중심의 챗봇 상담 도입, 앱 개발 등으로 디지털 혁신을 꾀했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 9월 UN에서 선정한 지속가능한 글로벌 리더 100인에 팀 쿡 애플 CEO,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선정됐다. 지난달 금융의 날에는 국민훈장을 수훈받았다.


정리=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