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가 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 주요 기능을 통합한 '정보미디어부'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총리급 디지털통합부처 신설과 '신산업 규제갈등조정위원회(가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보통신정책학회와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한국미디어경영학회 등 ICT·미디어 3개 학회는 전현직 소속 전문가 70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 10명 중 9명 이상이 차기 정부가 ICT 정부조직·기능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정부 체계와 관련, 조직 구조는 유지하되 흩어진 진흥과 규제기능을 하나로 통합(38.6%)하자는 의견과 ICT 진흥 및 규제기능을 수행할 새로운 부처를 신설(28.6%) 하자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일부 기능중복 해소(17.1%), 청와대 수석 등 컨트롤타워 신설(11.4%)을 포함해 조직과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5.7%에 이를 정도로 공감대가 확실했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ICT·미디어 정책 거버넌스는 조정·통제 기능이 부재한 불완전한 통합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정책 혼란 및 중복 문제로, 융합혁신서비스 및 디지털 전환 대비에 미흡하고 공적영역과 민간영역 조화에도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ICT·미디어 관련 주요 기능을 통합하고 민간 혁신성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정보미디어부 설립을 제안했다. 부처 조정 및 통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대통령비서실에 ICT·미디어 분야 관할 정보미디어 수석비서관실 신설 필요성도 제기했다.
기존과 신산업 갈등 조정을 위한 '신산업 규제갈등조정위원회' 설립도 거론됐다. 김정언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산업 규제갈등조정위원회'를 법정 기구로 설립해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조정하고 신산업 분야 규제혁신을 총괄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는 부총리급 위상과 기능을 부여하는 디지털 통합부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차기 정부에서는 IT강국 코리아를 이어 지식재산권과 인터넷 플랫폼 강국을 의미하는 IP강국 코리아가 새로운 국가비전이 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ICT 관련 부처의 부분적 조정이나 통합을 넘어 국가의 디지털 역량을 통합적으로 이끌어 갈 플래그십 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 ICT정책 우선순위로 법·제도개선(47.1%), 공정경쟁 환경조성(34.3%), 관련 산업 진흥(32.9%) 등을 꼽았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