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오는 26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조기도입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고 위원장은 2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상환능력 심사 강화와 관련해 DSR 규제 조기 시행,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부채의 질적 개선 방안 등을 이번 추가 대책에 담으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하려 한다”며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방안도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홍콩 다음 2위라고 하는데 사실상 한국이 1위”라며 “버블가능성 지수 2위, 주택가격상승률 세계 3위 등으로 관리가 상당히 필요한 시점이어서 제도를 차근차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내년 7월부터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에 대해, 2023년 7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로 DSR 규제 대상을 순차 확대할 예정이었다. 현재는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6억원 넘는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으면 차주별로 은행 40%, 제2금융권 60%의 DSR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내주 발표할 추가 대책에 따라 기존 발표한 DSR 규제 일정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주단위 DSR 규제를 앞당겨서 갚을 능력만큼만 빌리는 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1금융권과 동일하게 DSR 규제를 40%로 적용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1금융권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한편 금융당국은 전세자금대출을 DSR에 직접 적용하는 방안은 이번 가계부채 대책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오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대출 관리와 취약계층 실수요자 보호 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그동안 가계부채 증가율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DSR에 반영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었지만 전세대출자의 추가 대출이 차단되는 등 실수요자가 타격을 입는 부작용도 예상됐다. 이 때문에 현행대로 DSR에 전세대출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