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최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분석한 결과 지난 2016~2020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유용 및 횡령 건수가 총 84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정사용금액은 76억9200만원, 환수대상액은 104억2100만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하지만 환수액은 51억2000만원으로 절반(49.1%)에도 미치지 못했다.
KEIT가 검·경에 수사를 의뢰한 중대 사례의 범죄 추정금액은 25억원에 달했다. 대다수가 연구비 용도 외 사용이거나 출장비 허위 과대 청구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구와 관련있는 물품을 구매하는 것처럼 가장하고 무관한 물품을 구매하거나 허위참여연구원을 등록해 인건비를 횡령하는 사례가 많았다. 국외 출장비를 허위로 과대청구하거나 연구비 용도로 물품을 구매 후 취소하는 등 연구비를 반납하지 않기도 했다.
정부 R&D 예산은 기술개발역량을 중심으로 선정하고 중소·중견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 재무상태를 최소 조건으로 고려한다. 의원실은 이 같은 점을 노려 연구비를 받은 후 업무 외 개인적 용도로 횡령하거나 회사 운영 자금으로 유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개정된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정부 출연금을 연구 용도 외로 사용하면 사용 금액 5배 이내에서 제재부가금을 부과·징수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비 부정사용 건 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 추세다.
홍 의원은 “선정 단계에서 기관 수행역량 및 재무상태를 사전 검토하고 꾸준한 감사로 사업비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