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임지인 네이버 문화재단 사무국장 "글꼴은 그 자체로 소통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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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인 네이버 문화재단 사무국장

“글꼴은 정보 습득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화면용 글꼴은 그 자체로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임지인 네이버 문화재단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종이가 매개체였고 현대는 디지털 미디어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디지털 미디어는 개인 환경도 차이가 크고 쓰임과 목적도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다. 글꼴이 다양한 미디어 환경과 쓰임새에 맞춰 더 세밀하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최근 한글날을 맞아 '마루 부리 글꼴' 5종을 공개했다. 2018년에 마루 프로젝트를 시작해 만 3년 만에 결과물을 내놨다. 임 국장은 마루 부리 프로젝트 총괄 디렉터인 안상수 디자이너와 함께 이 사업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두 사람을 필두로 마루 프로젝트에 직간접으로 참여한 인원만 6만명에 달한다.

임 국장은 마루 부리 글꼴의 정체성을 “한글 글꼴 원형을 계승해 디지털 화면에 최적화한 글꼴”이라고 정의했다. 마루 부리 글꼴은 아날로그 글꼴을 대표하는 최정호체 디자인을 뿌리로 디지털 한글꼴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다.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기보다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본문용 글꼴을 지향했다. 임 국장은 “개성보다 가독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갖춘 공기 같은 글꼴”이라고 설명했다.

마루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디지털 화면에서 사용자 글꼴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었다.

네이버에 따르면 디지털 매체 한글꼴은 민부리체, 흔히 말하는 고딕에 편중됐다. 초기 디지털 매체 해상도와 기술이 부리꼴(명조체) 모양을 제대로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임 국장은 “이제 미디어 기술이 부리 글꼴 디자인을 잘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마루 부리 글꼴이 확산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것이다.

실제 효과도 검증했다. 마루 부리 글꼴에 대한 대체적인 이용자 평은 △가독성이 좋고 △균형감이 있으며 △온기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임 국장은 “2020년 한글날 '스마트에디터 ONE'과 '시리즈 앱 노블 뷰어'에 마루 부리 글꼴 시험판을 적용했다”면서 “스마트에디터 ONE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글꼴 중 하나가 됐고 시리즈 앱에서도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마루 부리 글꼭 적용을 늘려갈 계획이다. 11월까지 네이버 앱을 비롯해 네이버 메일, 네이버 웍스, 블로그 모먼트 등에 마루 부리 글꼴 완성본을 적용한다. 이후에는 외부 채널로 사용처를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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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인 네이버 문화재단 사무국장

임 국장은 “마루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형”이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마루 부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사용자 참여를 강조했다. 마루 부리의 진정한 완성은 이용자 손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생명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는 “6만여명 의견을 담아 만든 글꼴인 만큼 사용자 생각과 감성이 좀 더 다양한 표정을 갖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면서 “다양한 글과 쓰임으로 마루 부리에 따듯한 생명력을 넣어 주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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