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 등 비대면 생활이 정착되고 있다. 이 여파로 와이파이 사용량이 급증했지만 무선인터넷이라는 잘 갖춰진 인프라 덕분에 편리한 세상을 누리고 있다.
와이파이는 공공의 '주파수'를 활용한 기술로, 기기 사용 증가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첫 번째 무선 전송을 더 빠르게, 두 번째 무선 보안을 강화해서 더 안전하게, 세 번째 무선 액세스포인트(AP) 처리량 증가와 함께 스스로 쾌적한 접속을 지원하는 등 더욱 인텔리전스한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이어 한국이 주도적으로 비면허 6G㎐ 주파수를 와이파이 대역으로 지정해 기존 2.4G㎐와 5G㎐ 이외에 6G㎐ 대역이 추가됐다. 이 세 대역을 모두 사용하는 와이파이를 와이파이 6E(WiFi 6E)라고 한다. 기존 와이파이 6(WiFi 6)도 최고 9.6Gbps의 전송속도를 지원하지만 두 대 이상의 AP가 인접해 있음으로써 설치되는 공간에서는 채널간섭 문제로 현실적으로 160㎒ 채널 본딩이 어렵다. 그러나 6G㎐ 대역까지 사용하는 와이파이 6E는 160㎒ 채널 본딩으로 설계가 가능, 기존 와이파이 6보다 2배 이상 빠른 전송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삼성의 갤럭시 S21 울트라(Ultra)가 이 기술을 지원한다.
요즘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는 메타버스(Metaverse)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결합한 혼합현실(MR)과 드론에서 촬영한 고해상도의 영상을 이 새로운 와이파이 6E 또는 5G 이동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할 뿐만 아니라 드론 간 통신망을 구축해서 군집 비행이나 드론제어 등 실시간 정보 공유가 가능해졌으며, 영상회의를 할 때나 대용량 무선 데이터를 끊김없이 매우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최근 와이파이 사용량이 폭증함에 따라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회사 업무나 금융 거래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보안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보안 정책이나 무선 보안 솔루션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늘 취약한 부분이 보안이다. 앞에서 언급한 6G㎐ 대역이 기존 와이파이에 추가돼 새로운 무선 보안 솔루션이 필요한 시기에 이 와이파이 6E에 무선침입차단시스템(WIPS:Wireless Intrusion Prevention System)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보안이 강화된 무선보안 와이파이(Secured Wi-Fi 6E) 제품이 곧 출시될 예정이다. 또 전시장이나 지하철 등 고밀도 공간에서 동시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경우 속도 저하나 끊김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진화된 와이파이 기술로 동시에 약 200명(와이파이 동시 접속 기준 1500명) 이상 사용 가능한 고용량 와이파이 제품들도 있다.
이외 무선통신 기술 가운데 와이파이 아닌 라이파이(Li-Fi) 기술은 빛을 이용한 광무선통신 기술이다. 이 기술은 가정에서 LED 전등불을 켜면 인터넷이 연결되는 개념으로, 빛을 발산하는 전구에 디지털 신호를 실어서 전구와 스마트 기기 간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무선통신 기술이다. 와이파이 속도의 100배이며, 전파가 통하지 않는 물속에서도 통신할 수 있다. 전자파가 아닌 기존의 LED 전구가 발산하는 가시광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는 전혀 해롭지 않다. 추가 시설 구축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빛이 통과하기 어려운 벽이나 장애물이 있는 경우 무선통신이 안 되기 때문에 아직 상용화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 최근 와이파이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해서 5㎝ 이내 오차 범위로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진화한 와이파이 기술 등이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5G와 함께 최신 보안이 탑재된 국내 무선보안 와이파이 6E 기술은 언택트 시대에 중소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국민의 통신비 절감 등의 효과를 선사할 것이다. 나아가 양질의 무선인터넷을 제공함으로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무선통신 시장을 주도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권태일 빅썬시스템즈 대표이사·공학박사 tikwon@bigsu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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