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달러채 가산금리 25bp·5년물 유로채 13bp
외환보유고 4639억달러…"외환보유액 지속적으로 증가할 필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13억달러 규모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역대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 이를 두고 한국 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확인했다는 평가와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를 경신하는 가운데 추가로 빚을 내야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7일 달러화 표시 외평채 5억달러(10년물)와 유로화 표시 외평채 7억유로(5년물)를 역대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가산금리란 채권 발행시 시장별 기준금리에 발행자의 신용위험을 반영해 덧붙이는 금리를 의미한다. 신용도가 높을수록 가산금리는 낮아진다.
이번에 발행한 외평채 가산금리는 달러화 표시 채권은 50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25bp로, 유로화 표시 채권은 35bp에서 13bp로 축소됐다. 발행금리는 달러채는 1.769%를 기록했다. 유로채 발행금리는 -0.053%로 2년 연속 마이너스금리 발행에 성공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평채 가산금리는 한국물 채권의 벤치마크 금리가 된다”며 “그린본드로 발행된 유로화 외평채는 런던거래소(LSE)에 상장돼 기후대응 리더십이 강화되는 것도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기재부가 이번 외평채 발행을 성공적이라고 자평하지만 외평채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채권 발행이 필요하냐는 것이다.
외평채로 조성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은 환율이 지나치게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경우 시장에 혼란이 올 수 있으므로 정부가 개입하기 위해 쌓아두는 돈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평채는 4억4647만달러 규모로 13억달러는 만기 도래 금액을 뛰어넘는다.
그러나 한국의 외화 유동성은 이미 충분하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9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39억7000만달러로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환보유액 규모도 세계 8위 수준에 달한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외환보유액 확충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대외건전성의 핵심인 한국의 외채 규모와 GDP 규모 등을 고려하면 외환보유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외평채 발행도 외환보유액 확충에 긍정적 효과가 있고 앞으로도 외평채 발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외환보유액 확충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그린본드 발행으로 우량투자자로 분류되는 신규 투자 유치 역할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분야는 전통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더 높은 측면이 있어 외환보유액 운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