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의 사기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중소기업 '기술탈취' 논란

공공서비스 영역이라는 명분으로 기술을 그대로 모방

거대 플랫폼 업체들의 스타트업 기술과 아이디어 탈취에 이어 정부기관인 경찰청에서도 기존의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치트의 기술과 서비스를 카피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이 사기 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치트'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이 더치트의 '사기피해사례 조회' 서비스를 그대로 모방해 '사이버캅' 서비스를 출시 및 사업모델까지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더치트는 2006년 단순히 사기피해 사실을 공유하는 게시판에 불과했으나 오랜기간 동안 사기피해 방지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유형별 사기피해 조회 기능 △피해자 공동 대응 게시판 운영 △허위 신고 필터 기능 등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해 사기피해 방지를 위한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더치트의 노하우에 대한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발전시켜온 기능 대부분을 그대로 모방해 '넷두루미(現 사이버캅)'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2015년 5월 더치트와 경찰청은 축적된 사기 피해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사기 피해 예방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위해 양해각서(MOU) 체결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더치트는 경찰청에 서비스 운영과정의 노하우와 정보를 경찰청 측에 제공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돌연 네이버와 사기 피해 예방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스타트업의 기술탈취를 할 때 진행하던 수법과 비슷한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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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용 의원은 “네이버의 팬십과 당근마켓 카피논란, 다음의 채팅형 소설과 톡캘린더 카피 논란은 거대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기술탈취라면, 경찰청의 더치트 사이트 카피 논란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기술탈취를 정당화시키고 있다”며 “국가기관의 공공서비스라 하더라도 공정거래 관행과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성과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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