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오는 2025년까지 예정한 전기차 라인업을 3년 앞당겨 내놓기로 했다. 빨라진 전기차 수요에 따라 내년까지 경차부터 다목적 차량 등 여러 장르의 신규 전기차 6종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또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친환경차의 글로벌 경쟁이 계속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또 차량 구매자들도 이제는 전기차에 대한 오해나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다. 그동안 일부 보조용이나 테스트용이라는 인식은 사라지고 실생활에 이용할 대상이 됐다는 인식이 많다.
이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전기차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12종 이상의 전기차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주요 투자자 대상 발표에서는 이를 3년 단축하겠다고 했다.
신차 하나를 개발하려면 기획부터 양산까지 4~5년에 걸쳐 수천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한다. 쉽지 않은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가 신규 차량 개발과 양산 일정을 수년씩 당기는 일은 거의 없다.
현대차의 발빠른 대응은 환영할 만하다. 특히 이 같은 배경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기반으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뼈대가 되는 전용 플랫폼 E-GMP와 800V 초급속 충전 시스템 기술을 확보했다. 차종이 늘수록 개발비 상쇄와 비용 절감 등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이오닉과 제네시스 전기차 시리즈 등의 세계시장 호평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의 핵심은 엔진에서 모터로, 연료에서 배터리로 바뀌고 있다. 수많은 정보기술(IT)과의 결합을 통한 차량의 스마트화도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자동차산업도 종합 조립 제조업을 넘어 서비스 산업화도 이뤄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호'는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글로벌 제조사 대비 신기술 접목이 더뎠지만 정의선 부회장 체제에선 글로벌 경쟁자에 앞서 기술 전환에 속도를 내는 일이 많아졌다.
자동차가 친환경, 스마트로 진화한다는 것에는 대부분이 공감한다. 방향이 정해졌으면 남들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이 답이다. 더욱이 전기차는 이미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