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선 주자들이 정보통신기술(ICT)·산업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바라보는 산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다. 22일 연구개발(R&D)·반도체·미래차 분야 협회·단체와 현장 전문가들이 바라본 대선 주자들의 공약은 아직 '空약'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선 ICT·산업 공약 가운데 다수가 기존 정책의 연장선으로 대동소이하고, 산업 전환에 따른 부작용 등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대선주자의 관련 공약은 △기존 산업의 스마트화 △유망산업 관련 대규모 산업벨트 조성 △미래산업 육성 기금 마련 △산업 육성 추진 전담 기관 조직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장 R&D 분야는 간섭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R&D 지원 대규모 기금 마련' '도전적 R&D 환경 조성 감사 강화' 등 공약이 제시됐지만 해당 기금의 지출과 사용을 관리하기 위한 시어머니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한 관계자는 “정부 출연금이 그대로 연구기관에까지 전달되지 않는 구조”라면서 “R&D 관련 관리기구가 늘면서 운영 관련 지출금만 늘어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민간기업의 R&D 분야 참여 확대에 대해서도 기술 지식재산권 문제로 한계가 있다고 봤다.
반도체 업계는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전문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체계적인 인력양성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차 관련 공약은 장밋빛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약으로 언급되는 지원 금액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세부 방안이 없고 현장 개념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경영이 어려운 회사는 구조조정 등이 해결책이지만 언급이 없다”면서 “결국 이번 정부가 하지 못한 것을 다음 정부가 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밝혔다.
경제 양극화 해소 대책으로 나오는 중소·벤처기업 공약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다수의 대선 후보가 중기중앙회를 방문하며 관심을 보이지만 중소기업 현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기보단 업계 요구를 공약으로 받아들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