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은 김밥 장사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하고 40여년간 장애인을 위해 봉사한 박춘자 할머니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4일 밝혔다.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최복동 소방위, 익사 위기에 처한 이웃의 생명을 구한 김현필 경위, 이한나씨, 정영화 소방교도 LG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박춘자 할머니는 열 살 무렵부터 50여년간 매일 남한산성 길목에서 등산객에게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 6억3000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두 기부했다.
박 할머니는 3억3000만원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3억원은 장애인 거주시설인 '성남작은예수의집' 건립금으로 쾌척했다.
앞서 그는 마흔 살 무렵부터 40여년간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위해 봉사했다. 60대에 김밥 장사를 그만둔 후에는 11명의 지적 장애인을 집으로 데려와 20여년간 친자식처럼 돌봤다. 올해 5월부터는 거주하던 월셋집 보증금 중 일부인 2000만원마저 기부한 후 한 복지지설로 거처를 옮겼다. 박 할머니는 사망 후 남을 재산마저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녹화유언도 남겼다.
전남 담양소방서 최복동 소방위은 15년째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한 수익금으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그는 2006년부터 휴일마다 폐품을 수집해 매년 600만~700만원의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했다. 기부금은 1억원이 넘었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김현필 경위는 지난달 8일 야간 근무 중 30대 남성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실종자의 휴대폰 GPS에 마지막으로 잡힌 형산강 섬안큰다리로 출동했다. 김 경위는 어둠 속에서 사람의 비명소리를 듣자마자 구명환을 끼고 10m 높이의 다리에서 물에 뛰어들어 30대 남성을 구조했다.
이한나씨는 지난달 4일 오후 6시께 두 자녀와 함께 전남 완도군 보길도 중리 해수욕장을 찾았다. 바닷물이 썰물로 바뀌며 어린이 두 명이 조류에 떠밀려가는 것을 목격한 이씨는 50m를 헤엄쳐 탈진한 초등생 형제가 매달려있던 튜브를 해변으로 끌고 와 구조했다.
대구동부소방서 정영화 소방교는 지난달 2일 오후 1시께 경북 포항 흥환해수욕장에서 휴가를 보내다 엎드린 채 바다 위에 떠 있는 한 남성을 목격했다. 남성은 심정지 상태였다. 정 소방교는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10여분간 119 종합상황실 요원과 통화하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남성이 병원으로 이송될 때는 스스로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이후 나흘 만에 의식을 되찾는 등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LG 관계자는 “편안한 삶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선택한 두 분의 숭고한 이웃사랑 정신과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하고 기꺼이 물에 뛰어든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