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과 6개 발전자회사가 올해 4조원 상당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자료에 따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15곳이 올해 총 6조6787억원 상당의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적자를 예상한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과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자회사, 철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석유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산업단지공단 등이다. 15개사 적자 규모는 지난해 3조3993억원에서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적자 규모가 이처럼 커지는 것은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 탓이 크다. 지난해 1조9515억원 흑자를 냈던 한전은 올해 3조2677억원 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력원자력과 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 등 6개 한전 자회사는 지난해 총 3329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7575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를 모두 합치면 올해 적자규모는 총 4조252억원 수준이다.
한전과 계열사 실적 악화는 전력 생산 원료인 원유와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감축 등 투자비가 늘어난 이유도 있다. 연료비를 가격에 연동시키기로 했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한전은 연료비 조정이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재무전망에 적시했다.
지난해 유가 하락 등 여파로 2조4392억원의 적자를 내고 자본이 잠식됐던 석유공사는 올해도 3418억원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철도공사도 올해 1조1779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조3천427억원 적자에 비해 규모는 줄어들지만 여전히 1조원 이상의 적자가 유지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적자는 지난해 4229억원에서 올해 832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학계에선 공공기관들이 줄줄이 손실을 내고 부채가 누적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이 시장실패가 발생하는 곳에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국가채무에는 잡히지 않는 공공기관 부채가 과다하게 증가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해치는 상황으로 연결될 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적자가 늘어나는 전력 관련 회사에 대한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