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 승부의 추가 이재명 후보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그동안 분수령으로 평가받던 1차 슈퍼위크 국민선거인단 투표 승리는 의미가 크다. 경선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놓치지 않아 이재명 대세론이 재확인된 셈이다.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후보 등 경쟁자들은 좀처럼 추격 발판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강원 경선은 물론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조차 과반을 기록하면서 추격 의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처음 공개된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 여론까지 담고 있어 여파가 크다. 그동안 이재명 지사를 유력 주자로 지목해왔던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검증된 셈이기도 하다. 다음 달 3일과 10일 발표 예정인 두 차례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여론조사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경쟁 후보들이 반격에 나서기 위한 시간은 많지 않다. 이번 강원지역 경선과 국민투표 결과에서 열세임이 확실히 드러난 만큼 반전의 한 수가 필요하다. 특히 다음 경선 일정은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으로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 승부다. 이낙연, 정세균 후보가 자신감을 보이며 강세로 평가받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낙연 후보는 이미 한 차례 승부수를 던진 상황이다. 의원직 사퇴를 발표하며 배수진을 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전세를 뒤집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패배는 뼈아프다. 대전·충남, 세종·충북, 대구·경북까지 이재명 후보가 과반 득표하며 3연승을 거뒀지만 실제 표 차이는 1만3000여표 수준이었다.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한방 역전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낙연 후보 입장에선 곧 이어질 호남지역 경선이 추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곳에서 승리해야 분위기 전환과 함께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 기대를 걸 수 있다.
이는 정세균 후보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정 후보는 호남 역전을 위해 '홍준표 대항마'를 자처하며 이재명, 이낙연 후보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추미애 후보가 대구·경북과 강원 경선에서 치고 올라오면서 3위 자리를 내줬다. 추미애 후보는 강원지역 경선과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기점으로 3위에 정착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호남 경선에서 역전극이 연출된다 해도 전체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 호남이 민주당 텃밭이고 이낙연, 정세균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지역이긴 하지만 이재명 후보에게는 최종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9일 경기 지역 경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앞으로 7개 지역경선을 남겨두고 있다.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10월 1일 제주, 2일 부산·울산·경남, 3일 인천 순으로 지역 순회 경선(대의원·권리당원)을 실시한다. 두 번째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인천에서 발표된다. 9일 경기, 10일 서울 경선과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끝으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이후 결선이 치러진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