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권오경·김택진, 공학계 리더들은 서울대 공대에 무엇을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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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에 좀 더 노력해달라.”-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창의적이고 혁신적 비전으로 산업발전의 지렛대 역할 해 달라.”-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대학만 뭔가를 배우고 연구하는 곳이란 낡은 생각은 휴지통에 넣어라.”-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서울대 공대 출신 및 과학기술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이 학교와 후배를 향해 당부와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난 주말 서울대 공대에서 열린 대토론회 자리에서다.

대토론회는 1일 새롭게 출범한 서울대 공대 신임 학장단(학장 이병호)이 마련했다. 다양한 리더로부터 '공대에 바라다'는 주제로 조언을 듣기 위해 기획됐다. 코로나19로 참석이 어려운 공학·산업계 리더들은 온라인 영상으로 격려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리더들은 서울대 공대를 향해 4차 산업혁명 및 탄소중립 시대에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형 연구와 창업 요람 역할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서울대 공대가 자율성과 재정자립을 바탕으로 사회 혁신을 이끄는 변화 선두에 서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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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0~30년 뒤 미래를 내다보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서울대 공대가 학생 정원 문제를 비롯 초·중·고 입시까지 사회시스템의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 문제에선 학교 본부, 정부, 나아가 국민을 설득해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최 장관은 창업과 기술사업화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공대 내 여성 학생 및 교수 비중이 여전히 낮다며 이에 대한 참여도 확대해달라고 덧붙였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서울대 공대는 대한민국 산업기술의 상징과 같은 존재”라며 “세계를 선도하는 대형 연구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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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김도연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은 “변화에 살아남는 자는 더 강하고 똑똑한 자가 아니라 잘 적응하는 자”라며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개방과 협력을 바탕으로 변화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가장 파격적 발언을 내놓은 것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다. 김 대표는 “유튜브와 온라인공개강좌(무크·MOOC)로 배우고 인터넷으로 연구하는 시대에 대학만 학문을 배우는 곳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서울대 공대가 창업 요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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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 사장은 “같은 창업의 꿈을 꾸는 친구를 연결해주고, 대학 밖 사회와 연결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양하고 미래를 키워주는 것이 서울대 공대의 모습이 돼야 한다”면서 “교수들도 창업 선봉장이 돼 대학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수익창출을 일궈 재정독립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은 자유, 도전, 책임으로 돌아가는 공간이어야 한다면서 새로운 모험선을 만드는 해적단이 모이는 곳이 돼야 한다고 과감한 변신을 제시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도 “기술의 미래를 개척하는 패스파인더가 돼 달라”면서 산업계가 할 수 없는 거시적·선행 연구를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넓은 시야와 사회적 소양을 갖춘 공학 리더를 배출해달라고 덧붙였다.

한민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도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더 많은 자율적 환경을 제공하고 벤처창업을 활성화해 달라”면서 서울대 공대가 대한민국 산업화 산실이 돼달라고 요청했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도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 등은 비가역적 현상”이라며 서울대 공대가 과감한 변화로 공학 교육의 새로운 전범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천정훈 MIT 교수 역시 대학의 자율성 확립과 재정 자립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하다면서 공학교육에서 글쓰기 교육 중요성을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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