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올해 영업익 사상 최고 '13조' 넘본다

현대차와 기아가 코로나19, 반도체 수급 지연 등 악재에도 글로벌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13조원에 도전한다. 기존 최고치였던 11조9592억원(2012년)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견조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금이 필요한 모빌리티 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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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방문객들이 아이오닉5를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6.5% 증가한 7조3414억원, 기아 영업이익은 160.7% 늘어난 5조3880억원으로 점쳐진다. 양사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729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인 1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양사 영업이익 4조4612억원과 비교해 약 3배 늘어난 수치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현대차가 118조5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기아가 71조5290억원 20.9% 각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 수급 문제가 심화한 지난 5월 현대차와 기아 영업이익 전망치를 약 11조8226억원(현대차 7조140억원, 기아 4조8086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기저 효과에 따른 수요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큰 폭으로 늘자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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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 전시된 제네시스 G80. 전자신문 DB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판매량을 20% 이상 늘리며 기대 이상의 실적 호조를 이어 가고 있다. 올해 1~7월 현대차 누적 판매는 234만109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6% 증가했고, 기아는 168만5506대로 21.5% 성장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불안 해소와 코로나19 이후 신차 수요 증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등 고수익 차종의 해외 진출에 따른 신차효과가 더해지면서 전망치가 높아졌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대차가 1조8006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하고, 기아가 1조3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4.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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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출시한 전용 전기차 EV6.

외부 환경에 변동성이 적은 영업이익률이 계속 상승세인 점도 주목된다. 연간 컨센서스 기준 양사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6.2%로 전년 대비 3.9%포인트(P), 기아가 7.5%로 4.0%P 각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양사 영업이익률이 5%를 넘긴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이전 양사 영업이익률은 3%대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 중장기 목표인 8%대 영업이익률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상 최고 실적 달성은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현대차그룹이 안정적 투자 여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에 연간 투자 규모를 20조원까지 확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총 100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안정적 수익성을 바탕으로 격전이 펼쳐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투자를 가속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를 미국 시장에 투입하고 2025년까지 5년 동안 전기차 현지 생산 등에 74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현대차·기아, 올해 영업익 사상 최고 '13조' 넘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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