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슈퍼컴으로 단백질에 의한 DNA 뭉침·풀림 조절 원리 규명

세포 내 DNA 뭉침을 작은 단백질이 정전기적으로 조절함을 밝혀
mRNA 백신, 생체 모사 에너지 전환 등 관련 연구의 기초 마련 평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장윤희 에너지공학전공 교수와 이브란삭 프랑스 투르대 교수(DGIST 겸직교수) 공동연구팀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단백질에 의해 조절되는 DNA 뭉침-풀림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가상실험은 기존 실험 연구 대안으로 생체 내 여러 현상을 원천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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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을 활용해 DNA 뭉침과 풀림 조절 원리를 밝혀낸 연구팀. 왼쪽부터 장윤희 DGIST 에너지공학전공 교수, 이브란삭 프랑스 투르대 교수, 엠브로즈 데 이자라 DGIST/투르대 공동박사과정생

생체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음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밀어내는 힘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뭉쳐 세포핵 내 작은 공간에 자리한다. 게다가 생식세포 내에서는 프로타민이라는 작은 단백질에 의해 더욱 강하게 뭉쳐 유전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원활하게 전달한 후 다시 풀어진다. 하지만 생명 근원에 해당하는 이 신비로운 현상을 실제 실험을 통해 분자 수준에서 관측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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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타민 단백질로 조절되는 가역적 DNA 뭉침 풀림분자동력학 모사

공동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대규모 분자동력학 가상실험을 수행해 프로타민 단백질에 의해 조절되는 DNA 뭉침-풀림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 관측했다. 그 결과 양전하를 띠는 염기성 단백질인 프로타민과 음전하를 띠는 DNA 사이 상대적 농도에 따라 DNA 뭉침과 풀림이 가역적으로 조절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리 복잡한 생명 현상이라도 그 근원에는 정전기적 상호작용이 지배적으로 작용함을 확인한 것이다. 향후 자기복제, 유전 등 근원적 생명 현상을 원천적으로 이해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윤희 교수는 “단백질과 DNA·RNA 응축물 형성이 수많은 생리 기능을 조절한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어 향후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데 이번 연구 결과와 방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으며, DGIST와 프랑스 투르대학 간에 도입한 국제공동박사학위제의 성과다. 연구 결과는 최근 나노 분야의 저명 학술지 'ACS Nano'에 정식 출판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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