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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주영석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이 오지원 경북대 의대 해부학 교실 교수팀과 함께 전장 유전체 기술을 이용해 인간 발생과정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간 배아에 존재하는 소수 세포들이 인체에 존재하는 총 40조 개 세포를 어떻게 구성하고 각각 장기로 언제 분화하는지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현존 세계 최대 규모다. DNA 돌연변이를 대규모로 추적함으로써 배아 파괴 없이 발생 과정 추적이 이뤄졌다.
수정란이 인체 장기를 만들어내는 인간 발생 원리를 밝히는 것은 의생명과학의 근본적 물음이었다. 연구하려면 배아 파괴가 동반돼 예쁜꼬마선충, 초파리, 생쥐 등을 이용했다. 하지만 종 간 차이로 근본적 이해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DNA 돌연변이에 주목했다. 수정란 세포 분열 과정에서 무작위적 돌연변이가 매 세포에 누적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돌연변이는 자손 세포에도 전달돼 전신 세포 DNA 돌연변이를 분석하면 배아 세포 움직임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연구팀은 인간 배아 발생과정 현상들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배아 내 세포들이 발생 초기부터 서로 동등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2세포기 두 세포 중 한 세포가 다른 세포에 비해 더 항상 더 많은 자손 세포를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비율은 사람마다 달라서 사람의 발생과정이 개인 간 변동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초기 배아 세포들이 분화하는 시점도 특정할 수 있었다. 수정 후 3일 내, 매우 이른 시기의 배아에서도 (2세포-16세포기) 인체의 좌-우 조직에 대한 배아 세포의 비대칭적 분포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3배엽 분화에 대한 비대칭성, 각 조직 및 장기에 대한 비대칭성이 차례로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은 향후 발생 과정에서 생기는 희귀질환의 예방, 선별검사 및 정밀치료 시스템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영석 교수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 완성 20년 만에 단일세포 유전체에 존재하는 돌연변이를 정확히 규명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한 유전체 기술의 쾌거”라며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향후 지속적으로 더 높은 해상도의 인간 배아 발생과정 추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