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영기술(OT) 보안업체 나온웍스(대표 이준경)가 인텔 플랫폼 기반의 개방형 유정제어기를 개발했다. 정유 분야의 제조사별로 필요한 기능을 소프트웨어(SW)로 구현하는 제품이다. 기존 하드웨어(HW) 중심의 폐쇄적인 유정제어기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온웍스는 미국 인텔과 개방형 유정제어기에 관한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인텔이 구축하는 '산업용 에지 인사이트'(EII) 플랫폼 위에서 나온웍스와 공동 개발한 유정제어기 솔루션을 사업화하는 것이 골자다. 두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2년 동안 인텔 EII 미들웨어를 나온웍스 솔루션과 통합하는 작업을 거쳤다. 나온웍스는 OT 프로토콜 기술을 보유,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시설 내 다양한 OT 프로토콜을 수집·통합하고 관리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OT 자산을 식별·분석하는 기술이 강점이다. OT 프로토콜과 관련해서만 독자 기술을 50여개 축적했다. OT 보안 기술력에 주목한 안랩이 지난 7월 나온웍스 지분 60%를 인수했다.
나온웍스가 인텔과 공동 개발한 제품을 활용하면 정유사가 석유와 가스 생산을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유정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다. 생산성·효율성·안정성을 동시에 높인다. 나온웍스는 기존에 구축된 다양한 유정 관련 HW 제어 장치가 인텔 EII 플랫폼과 호환하고, 최적화 응용프로그램도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했다. 개방형 유정제어기를 이용하면 HW에 구속되지 않고 각 수요처에서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 비용과 확장성, 신기술 적용 면에서 유리하다.
개방형 유정제어기는 플런저 리프트 제어기로 개발됐다. 유정제어기는 가스 리프트, 로드 리프트, 플런저 리프트 등으로 구분된다. 플런저 리프트는 자연력을 이용, 다른 리프트에 비해 비용과 시설 부담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가스 리프트는 주입용 가스 비용이 들고, 로드 리프트는 원유를 퍼 올리기 위한 모터 등 부가 장치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조트 애널리틱스와 인피니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플런저 리프트 시장은 2017년 2억5300만달러(약 3000억원)에서 2023년 3억6000만달러(4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플런저 리프트용 원격단말장치(RTU) 시장은 2017년 전체 1830만달러(214억원)를 차지하던 데서 2022년 2770만달러(323억원)까지 비중을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나온웍스는 신제품을 올 하반기 중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인텔과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 진출 마케팅을 통해 앞으로 중남미, 유럽, 중동 등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망을 순차 확대한다.
이준경 나온웍스 대표는 “세계 5위 정유국인 우리나라가 이번 제품으로 에너지 생산 장비 시장에서 차별화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프로세스 제어 등과 관련해 기술·마케팅 측면에서 인텔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