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디지털 기반 전환은 민간 영역을 비롯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새로운 경제체제 대응을 위한 필수 수단이 됐다. 모든 국가가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디지털화에 힘쓰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한 국가가 보유한 자원과 자산, 경쟁력 있는 요소를 활용해 민간기업이 장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경제·경영 환경을 조성하는 능력'이다. 한 국가의 기업이 다른 나라에 가서 사업이 잘된다면 국가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 정보화 수준은 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기본 인프라 지표로, 경제 성과와 디지털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세계화 확산과 함께 전자무역, 전자거래 등 정보화 관련 경제활동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국가 ICT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디지털 경제가 강조되면서 전자정부도 디지털정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큰 틀에서 같은 개념으로 혼용되지만 의미를 나눌 수는 있다.
지금까지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행정·공공기관 업무를 전자화한 국가정보화가 전자정부였다면 디지털정부는 전자정부 개념에 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공공행정·민원 등 행정업무와 플랫폼·서비스 모두 디지털화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디지털정부는 2000년 중반부터 급속히 파급되고 있다. 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여러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국민비서·마이데이터와 같은 더욱 편리하고 섬세한 전자민원(G4C)·정부기업간거래(G2B)·정부시민간거래(G2G) 서비스와 인프라, 플랫폼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ICT로 인한 변화는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 등과 관계없이 공통으로 일어나는 당면과제다. 개도국은 선도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성공사례를 따라 하거나 컨설팅을 통한 기술 전수를 원했다. 선진국은 개도국 대상으로 국제 협력과 해외 진출에 노력해 왔다. 디지털정부 분야는 개도국과 국제 협력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민·관이 집중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이미 구축 경험과 수백 종의 솔루션을 확보하고, 정부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정부 성과를 만들어 내며 오는 2022년 디지털 네이션즈 의장국으로 지명됐다. 코로나19 환경에서 해외 협력과 진출이 주춤해진 가운데 온라인 홍보·소통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민·관 통합형 협업·소통 채널을 만들어 왔다. 행정안전부, 외교부 등 주관 부처 역시 신기술 수요와 공공기관 수주 증가가 주요 환경 요인으로 인식돼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도국 협력 예산을 확보하고 다국가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디지털정부협력센터(DGCC) 거점 확보다. 행안부는 지난 2013년부터 우즈베키스탄을 기점으로 해외 7개국에 DGCC를 개소하고 국제 협력을 꾀해 왔다. DGCC는 중요 협력 국가에 ICT 전문가를 파견해서 디지털정부 정책연구, 타당성 조사, 시범사업, 공무원 역량 개발 등을 지원하는 현지 사무소이다. 협력 국가의 디지털정부 발전 및 유무상 원조사업 등 협력 과제 발굴과 국내 기업 진출 기회 확대 및 지원이 목적이다. 주재 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 수출입은행 등 유관 기관과 충분한 소통·협력으로 소정의 성과 및 시너지를 거두길 기대한다.
한국 전자정부는 최빈국에서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이 세계에 선물하는 자랑스러운 성공 모델이다. 디지털정부를 구축해 개도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중복투자·부패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국민 개개인의 고통을 최소화해서 복지국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신대륙을 발견하고 험지로 떠나는 선교사의 정신으로 개도국 발전에 헌신과 노력에 나서고, 성과가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로 나와야 할 것이다.
신상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페루 디지털정부협력센터장 ssc03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