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최대 1조원으로 추산됐던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소송을 원만하게 마무리했다. 두산그룹은 채권단 채무를 대폭 감소한 데 이어 천문학적 소송 리스크까지 해결, 경영정상화를 목전에 뒀다.
19일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지분 20%를 305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지분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미래에셋자산운용 PE 등 DICC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소송을 진행하던 것이다. 양측 지분매매계약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DICC 지분 20%를 인수하는 대신 FI들은 소송을 취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DICC FI들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약정과 달리 DICC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했고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얼롱) 행사에도 지분 매각에 비협조적이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가액은 FI 측이 주장한 7050억원과 연 이자율 등을 더해 최대 1조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올해 초 대법원은 두산인프라코어 측 손을 들어주고,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소송전 마무리로 경영정상화에 가까워졌다. 두산그룹은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했으나, DICC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확정 배상액(우발채무)를 책임지는 약정을 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로 소송 리스크가 해소된 셈이다.
특히 두산그룹은 2020년 4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3조 규모 자구계획안을 제출했고, 잇단 자산 매각을 통해 총 3조8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 경영정상화 시점은 연내로 예상된다. 이미 채권단 채무를 상당 부분 상환한 데다 두산인프라코어의 DICC 지분 20% 인수는 오는 10월 29일 마무리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마무리한 상황”이라면서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