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 투자가 매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 '월 1조원 투자 시대'에 진입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인 3조원의 투자가 이뤄지는 등 사상 최대 벤처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스타트업 총 투자 건수는 104건으로, 약 2조9779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의 누적 투자 규모 1조1000억원대를 크게 상회했다. 전년 동일 대비 투자 건수는 1.5배 증가했고, 투자 금액은 6.7배나 늘어났다.
![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2108/1443425_20210812161455_857_0002.jpg)
지난달 투자는 '메가딜' 야놀자가 견인했다. 야놀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Ⅱ로부터 2조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업 가치가 9조원에 육박했다.
이와 함께 이커머스·물류 분야 스타트업 투자가 강세를 띠었다.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2254억원, 농수산물 거래 플랫폼 '트릿지'가 688억원의 투자를 각각 유치했다. 축산물 유통 플랫폼 정육각도 300억원, 프리미엄 한우 커머스 기업 설로인이 16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각각 유치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의 운영재단 '테라폼랩스'(Terraform Labs)가 1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개인간거래(P2P) 금융플랫폼 '랜딧'도 504억원, 자산관리 전문 플랫폼 '뱅크샐러드'도 400억원의 투자를 각각 받았다.
지난달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기업은 22개사로, 이 역시 사상 최대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한 곳은 야놀자, 컬리, 테라폼랩스 등 세 곳에 이른다. 지난해는 연간 기준 1000억원 이상 투자에 성공한 스타트업이 4곳에 불과했다.
올해는 7월 기준으로 이미 10개사가 1000억원 이상의 메가딜을 유치했다. 이 가운데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컬리는 2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컬리는 올해 투자 유치를 통해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1000억원이 넘는 메가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 시장도 대형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다만 성장기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초기 스타트업 투자는 증가하지 않아 투자시장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