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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이후 저녁 모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귀가 시간이 빨라졌다. 지상파 방송과 종합편성채널 뉴스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었다.

코로나19, 차기 대선, 올림픽 소식 등 주요 뉴스를 반복적으로 시청한다. 뉴스를 통해 여야 차기 대선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공개되고, 과거 이력도 알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경제 회복은 물론 주거 등 부동산 문제, 사회 안전망 등 내년 대선을 관통할 어젠다에 대한 여야 후보 공약이 간헐적으로 소개되곤 한다. 공약보다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 게 여당 후보 간 또는 여야 후보 간 공방전 소식이다. 채널을 돌리지만 다른 채널도 마찬가지다.

불현듯 차기 대선 후보의 정보통신기술(ICT) 공약이 궁금했다. 예상대로 아직은 특별한 게 없다. 물론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세부적 ICT 공약을 내놓겠지만 더욱 중요한 건 후보의 ICT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비전이다. 철학과 비전 없는 공약은 허언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여야 대선 후보 가운데 누가 차기 정부의 국정최고책임자가 될지 모르지만 후보자들은 우리나라 경제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ICT 자체가 국가 경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이자 모든 산업의 핵심 엔진이라는 사실도, 국민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과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ICT 공약을 내놓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 ICT 경쟁력을 확보하고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정보화 시대를 예상하고 앞서 준비한 덕분이다. 현재의 후보가 국정최고책임자로 직면하게 될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전과 다른 패러다임의 시대다. 인공지능(AI), 데이터, 양자, 미래차, 바이오헬스가 지배하는 미래사회다. 우리나라가 산업화·정보화에 성공했다고 해서 미래 사회에 성공할 거라고 장담할 근거는 전무하다. 이전과는 다른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민이 차기 대통령을 선택하듯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대한민국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CT 생태계가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ICT의 중요성에 대해, 미래 ICT 방향성에 대해 ICT 생태계가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거시적 총론이 아니라 ICT 현장이 필요로 하는 미시적 각론이라면 더할 나위없다. 법과 제도 등 규제 혁신, 미래 기술 연구개발(r&d), 전문 인력 양성 방안 등을 망라해 ICT 장기 성장전략과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새로운 ICT 산업을 발굴하는 방법론과 ICT를 활용해 기존 산업을 혁신하는 방법론도 제시해야 한다. ICT 생태계 균형발전과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에 대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야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뉴노멀 시대로 진입한 가운데 ICT가 처한 현실과 미래 발전 방안에 대해 ICT 생태계만큼 A부터 Z까지 이해하고 있는 집단은 없다.

대한민국의 ICT 미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는 ICT 생태계 행보에 달려 있다. 비장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공유해야 할 시점이다. 차기 정부가 국정 최우선 순위에 ICT를 전진배치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주문하고 요청해야 한다. ICT생태계가 하나로 뭉쳐 한목소리를 한 번쯤 낼 때가 됐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