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베일 벗은 '토스뱅크'..."45초 만에 계좌개설"

9월 오픈 앞두고 사내 시범운영 돌입
다양한 본인인증 계좌개설 속도 빨라
직관적이고 간편한 프로세스 '차별화'
원앱 방식 제공…금융소외계층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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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가 이르면 9월 정식 오픈을 앞두고 베일을 벗었다. 직관적이고 편리한 간편송금서비스인 토스의 혁신적인 사용자경험(UX)과 노하우를 뱅크에도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다. 철저하게 비밀리에 구축해 온 토스뱅크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자사 임직원 160여명을 상대로 토스뱅크 서비스를 패밀리오픈(시범운영)했다. 사실상 비공개로 사내 영업을 시작한 셈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융결제원의 은행 공동망 시스템 연결 작업을 마쳤고, 지난 27일부터 자사 직원 상대로 패밀리오픈을 시작했다”면서 “정식으로 선보일 토스뱅크를 먼저 경험해 보고 완벽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식 영업을 앞둔 토스뱅크는 그동안 사용자환경(UI)·UX에 대해 한 번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패밀리오픈은 대고객 서비스 전 임직원이 먼저 시범적으로 토스뱅크를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향후 토스 본체 직원들에게도 패밀리오픈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현재 토스뱅크 임직원은 실제 계좌개설, 송금, 이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먼저 토스뱅크를 사용해 본 경험자는 “계좌개설이 45초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 “굉장히 빠른 속도”라고 전했다.

이 경험자는 “직관적이고 간편한 프로세스가 장점으로 보인다”면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와 디자이너 고민의 흔적이 엿보이는 경험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 셀피 본인인증, 1원 인증 등 다양한 본인인증을 이용해 계좌개설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토스뱅크는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비대면 금융거래 또는 접근매체 발급 시 실명확인증표 사진과 고객이 촬영한 얼굴사진을 대조하는 안면인식기술을 활용, 실명확인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영상통화 대신 셀피로 고객이 금융회사의 비업무시간에도 계좌개설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공개된 토스뱅크는 기존 토스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은행만의 독자적인 서비스를 구현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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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결원의 은행 공동망 시스템 연결이 완료돼 타행 모바일뱅킹 앱에서도 입금은행 목록에 새롭게 추가된 토스뱅크를 확인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2000만명이 사용하는 모바일 금융 앱 토스를 기반으로 '원앱'(One-app) 방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별도의 앱을 출시하지 않고 기존 토스 앱에 은행 서비스를 담아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토스 앱에서 토스증권처럼 뱅크를 하나의 탭 형태로 제공할지 토스 접속 시 바로 은행에 접속해 계좌를 보이는 방식을 택할지 등 여러 방안을 두고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토스뱅크는 정식 서비스 시작과 함께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 가운데 기존 금융권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약 1300만명의 금융소외계층에 집중하고 있다.

고신용 고객은 물론 중·저신용자, 금융이력부족자, 중기·소상공인, 국내 거주 외국인 등 다양한 사용자를 이용자로 포섭할 계획이다.

토스 고객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도 개발했다. 기존 신용평가사(CB사) 데이터에 토스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대안정보)를 결합, 차별성을 확보했다. 출범 직후부터 전체 신용대출 규모의 30% 이상을 금융소외계층에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스뱅크가 확고한 입지를 다지려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선점한 시장에서 얼마나 차별화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지가 관건이다. 우선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델이 얼마나 큰 차별성을 보일지가 변수다.

토스뱅크는 최근 은행연합회의 정식 회원사로 합류했다. 최종 영업준비를 거쳐 이르면 9월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