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메인넷 코인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은 프로비트가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리 엔진이 굉장히 빠르고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는 점, 단 한 번도 보안사고가 없는 최고 보안성을 자랑한다는 점도 경쟁 우위에 있습니다.”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는 26일 다양한 메인넷을 지원하는 전자지갑 기술을 가상자산거래소 '프로비트'의 가장 두드러지는 강점 중 하나로 강조했다.
업계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인 프로비트는 경쟁사 대비 다양한 종류의 코인 거래를 지원한다는 점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 4월 기준 597개 코인이 상장돼 있었으며, 1010개 거래 페어를 지원했다.
현재는 상장 코인 종류가 많을수록 실명확인계좌 발급에 불리해진 만큼 프로비트에서도 많은 코인이 정리됐다. 그러나 다양한 코인 거래를 지원한 경험은 이더리움 계열 코인뿐만 아니라 이오스·트론 계열 등 수많은 메인넷을 지원할 수 있는 기술과 노하우 축적에 도움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프로비트는 향후 커스터디 사업 진출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도 대표는 가상자산업계에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8년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4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14년간 근무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회원으로서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MBA)을 수료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김앤장에서도 크로스보더 인수합병(M&A) 및 자본시장 거래 등을 조언하며 오랜 기간 금융 전문 변호사 경험을 쌓았다.
도 대표는 “오랫동안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어떤 사업을 할지 고민하던 시점에 대학 선배가 함께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해 왔다”면서 “가상자산 사업이 기본적으로 금융산업에 가깝고, 법률 규제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보니 변호사 경력이 있는 창업자가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프로비트가 출범한 2018년은 가상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업계 전반이 침체된 시기다. 지난해 말 2차 붐이 일기 전까지 많은 가상자산거래소가 수익 악화로 도산하거나 허리띠를 졸라맸다. 도 대표는 사업 준비 기간을 길게 가져 가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 마련에 집중했다. 기존 가상자산거래소 문제를 분석하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역량 확보에 집중했다. 이는 프로비트의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결과로 이어진 반면에 장기 경기 침체에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실명확인계좌 확보는 당장 풀어야 할 과제다. 프로비트 역시 신고수리 마감 기간인 오는 9월 24일까지 은행 실명확인계좌를 확보하지 못하면 원화 거래가 금지된다.
도 대표는 “신고수리 마감 기한 이전까지 실명확인계좌를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코인 투 코인(C2C) 거래소'로 전환한 후 재도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실명확인계좌를 발급해 주지 않는 사유에 대해 은행들이 서면 등으로 알려주기라도 한다면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