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도쿄올림픽은 '제32회' 대회입니다.

도쿄올림픽이 23일 개막한다. 32번째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이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됐고, 그마저 사상 첫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는 비운의 대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굳이 이런 상황에 올림픽을 강행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개최국 일본의 결정이 이해는 안 되지만 어쨌든 올림픽은 개최된다.

근대 올림픽은 프랑스의 피에르 쿠베르탱에 의해 시작됐다. 고대 그리스의 종교 행사였던 4대 제전 경기 중 제우스신을 위한 경기인 올림피아제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고대 올림픽인 올림피아제는 기원전 766년에 시작해 기원후 393년까지 4년마다 개최됐다.

4년마다 올림픽 경기가 시작되기 10일 전 그리스 전역에 휴전을 선포하면 전쟁하고 있던 모든 도시 국가도 서로 휴전에 들어갔다.

선수 자격도 엄격했다. 순수한 그리스 혈통의 남자로, 정치·종교적 형벌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지덕체를 겸비하고 연습을 10개월 이상 하며, 부정한 방법 사용이나 비열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해야 했다. 우승자에게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제우스 성목인 올리브로 만든 관을 비롯해 많은 영광이 주어졌다.

그러나 운동경기의 윤리가 매우 강조된 올림피아제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변질되기 시작했다. 상업화에 따라 승리지상주의 풍조가 만연해지고 직업 선수가 등장함으로써 숭고한 정신도 사라지게 됐다.

이런 올림피아제는 기원후 393년 로마의 테오도시우스 1세가 왕위에 오르며 마침내 막을 내리게 된다. 기독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다른 종교행사를 금했고, 그리스 신들과 연관된 모든 제전경기도 당연히 포함됐다.

이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고대올림픽은 쿠베르탱에 의해 1896년 4월 아테네에서 '올림피아드'(올림픽 대회)라는 정식 명칭으로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3일부터 17일 간 일정으로 열리는 도쿄올림픽은 제32회 대회다.

하계 올림픽 124년 역사상 대회가 열리지 못한 것은 1916년, 1940년, 1944년 등 세 차례 있었다. 1916년 베를린올림픽(독일)은 1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고, 1940년은 도쿄올림픽(일본)은 중일전쟁 때문에 개최권이 헬싱키(핀란드)로 넘어갔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무산됐다. 1944년 런던올림픽(영국)은 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됐다.

전쟁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재난 상황에서 이번 도쿄올림픽도 불과 몇 달 전까지 개최가 불투명했다. 또 우여곡절 끝에 개최되지만 무관중 경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 진행된다.

선수단 숙소 내 확진 사례가 늘고 있고, 일부 선수들은 호텔로 숙소를 옮기기도 한다. 개최식 이전부터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출전 기권 등 반쪽짜리 대회마저 정상 진행이 어려워 보인다.

일본이라는 이웃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지만 우리 국민이 느끼는 감정은 마냥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올림픽 기간 개최를 목표로 진행된 정상회담 조율 과정에서의 논란이나 선수촌에 걸린 응원 문구에 대한 대응 등은 우리 국민의 감정을 더욱 상하게 했다.

전 세계 손님을 초대해서 잔치를 개최하는 주인장의 품격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올림픽 자체의 정신과 특별히 5년 간 땀 흘려 온 전 세계 선수들을 생각해 대회가 안전하게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오랜 시간 노력해 온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결실을 맺기 응원하며, 무엇보다 300여명의 한국선수단이 건강하게 무사히 귀국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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