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KAIST 총장은 16일 “인공지능(AI), 메타버스를 만드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며 “이에 걸맞은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개최한 제191회 한림원탁토론회에서 AI, 메타버스 충격에 대비한 교육 체계 수립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AI, 메타버스가 공존하는 세상이 도래하고 이는 곧 새로운 문명이 탄생하는 수준의 충격이 될 것”이라면서 “2040~2050년경에 활동할 세대의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와 메타버스의 소프트웨어를 제작, 설계하는 사람의 의도가 이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 스스로 제작할 수 없으면 결국 비용을 내면서 누군가 만든 것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지배를 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현재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 우리 삶을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AI, 메타버스의 파급이 이에 비해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장은 “2040년~2050년대에 활약할 사람을 타깃으로 정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정보 교육 수준은 해외 국가 대비 크게 뒤쳐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자율방식으로 정보 교육을 제공하고 영국, 인도, 일본, 중국 등은 필수 교과로 다루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부분 필수로 정보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정보 교육 지수는 미국이 416, 영국 374, 인도 256, 중국 212를 기록했는데 우리나라는 51에 불과했다.
이 총장은 “기존 필수과목이 많아 정보교육을 필수 교과로 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필수 과목을 총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배울 것이 늘어나면 이를 바로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교육을 초중등 교육과정에 독립 필수과목으로 반영하고 교육시간 또한 선진국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면서 “정보교원을 양성하고 사교육에 의한 정보교육 격차를 공교육 강화로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중, 고교 교육은 분과 학문 단위로 이뤄져 융합교육이 어렵고 학문 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과거, 코딩교육 시간을 넣으려 했을때도 전체 시수가 정해져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2022년 교육과정에 AI 교육을 넣는데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설령 과정에 반영해도 대학입시에 반영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부실하게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은 “AI 등 정보교육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교원 수를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디지털교육특별혁신법을 제정하고 학생 뿐만 아니라 전국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디지털 교육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발표 이후 정보교육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아이들의 미래, 2022 교육과정 개정에 부쳐: 정보교육 없는 디지털 대전환 가능한가?'를 주제로 열렸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