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시장법-디지털서비스법 입법 추진
미국, 5대 패키지법 발의..시장 지배력 견제
일본, 특정 디지털 플랫폼 투명성-공정성 강화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기업 'GAFA' 규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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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등 글로벌 온라인플랫폼 기업이 디지털콘텐츠와 전자상거래, 데이터서비스 '관문'을 장악함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공정한 거래질서와 이용자 보호를 실현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가열되고 있다.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 한국이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플랫폼기업 종주국인 미국도 여야가 협력해 온라인플랫폼 규제 5대 패키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국은 온라인플랫폼 규제(안)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과 정책 일관성을 보유한 기관에 맡기는 경향이 뚜렷하다. 아울러 특정부처가 과도한 규제 권한을 갖지 않도록 다양한 기관 간 권한을 분산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EU, 온라인플랫폼 규제 법제화·일관성 확보 주력

EU는 2019년 플랫폼 공정성·투명성 규칙을 도입해 온라인중개서비스와 검색엔진을 규율하기 시작했다. 이용약관 또는 서비스 변경 이전 이용자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노출순위 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후에도 온라인플랫폼 불공정 문제가 지속되자 '디지털시장법(DMA)'와 '디지털서비스법(DSA)'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

디지털시장법은 최소 3개국 이상 EU 회원국에서 월 이용자수 4500만명 초과 등 기준을 바탕으로 온라인서비스 관문 역할을 하는 '게이트키퍼' 사업자를 규제 대상으로 지정한다. 사실상 GAFA가 규제 대상이다.

게이트키퍼 사업자에는 자사 서비스 우대 행위 금지, 타 서비스 전환 방해를 위한 기술적 제한 금지, 플랫폼 이용기업에서 취득한 데이터로 경쟁하는 행위 금지 등 의무를 부과된다.

디지털서비스법은 온라인플랫폼 사업자에 불법콘텐츠 신고메커니즘을 구축하도록 하고 판매자 신원확인, 이용자 의무 고지 등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타깃 광고와 추천시스템 주요 기준을 공개하도록 했다. EU는 기존 관련업무를 담당하며 전문성을 보유한 정보통신총국에 규제 권한을 부여했다. 유럽전자통신규제청(BEREC)과 같은 모델로 회원국 간 정책 일관성을 담보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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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왕국>

◇미국 5대 패키지법으로 온라인플랫폼 시장지배력 견제

미국은 GAFA 종주국임에도 온라인플랫폼 불공정과 이용자 이익 저해를 간과하기 어렵다고 판단, 민주당과 공화당 간 초당적 협의로 온라인플랫폼 규제 입법을 추진 중이다.

미국 하원 사법위원회 반독점 소위원회는 2020년 10월 GAFA 시장 지배력이 경제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디지털 경쟁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여야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후 민주당과 공화당은 보고서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5개 패키지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규제 대상은 이용자 수와 시가총액 상위 플랫폼 기업으로 이용자가 플랫폼을 이용해 다른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제공, 또는 상호작용하게 하는 기업,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재화·용역의 제공, 판매, 구매, 지불 또는 배송을 촉진하는 기업 등이 규제 대상이다.

'플랫폼 독점 종식법'은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플랫폼에서는 재화·용역 판매를 중단하고 운영만 가능하도록 해당사업 부문 지분을 25%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사실상 구조분리 효과를 노린 강력한 규제를 담았다.

'진입방해 인수합병 금지법'은 일정 규모 이상 플랫폼 사업자에 인수합병이 경쟁제한적이지 않다는 입증 책임을 부과한다. '자사제품 특혜제공 금지법'은 자사 제품에 특혜를 제공하거나 사업 이용자들을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소셜미디어 이동제한 금지법'은 이용자가 소셜미디어를 보다 쉽게 탈퇴하고 자신의 콘텐츠를 쉽게 가져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게 특징이다. 이외에도 '합병신청 수수료 금지법'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의 인수합병에 대해 높은 수수료를 내도록 해 독점 견제 효과를 강화한다.

미국은 공정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DoJ)가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전담한다. 미국의 경우 FTC와 DoJ가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이동성 등 이용자 보호를 전담하고 있으며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기간통신사업자만을 규율하는 특수성을 감안한 결과다. 이용자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 규제 전문기관에 규제 권한을 부여했으며 특정 기관이 규제 권한을 독점하지 않도록 암묵적인 경쟁체제를 구축한 것도 특징이다.

◇일본, 세계 최초 온라인플랫폼 규제 법제화

일본 의회는 '특정 디지털 플랫폼 투명성 및 공정성 향상에 관한 법률'을 세계 최초로 제정, 2월부터 시행 중이다.

법률은 일본에서 사업하는 국내외 기업 중 매출 3000억엔 이상 온라인쇼핑 사업자, 매출 2000억엔 이상 앱마켓 등 경제·국민 생활에 영향력이 높은 기업을 '특정 디지털 플랫폼 제공자'로 지정해 규제한다.

특정 디지털 플랫폼사업자는 계약 조건 공개와 변경 시 사전 통지 의무가 부과되고 플랫폼제공 거절 기준, 검색정보와 순위 표시에 사용된 주요 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특정 플랫폼 기업은 정부가 정하는 지침에 입각해 절차와 체제를 정비해야 하며 관련 운영상황과 자체 평가를 정부에 제출하도록 했다. 일본은 법령을 통해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명시하되 세부 운영과 관련해서는 민간이 자율적으로 준수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경제산업성이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소관한다. 동시에 독점금지법 위반 우려가 있는 사안을 파악한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처리를 요청하도록 하고 ICT 분야에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할 경우에는 ICT 전담부처인 총무성과 협의하도록 의무화했다. 일본 온라인플랫폼 규제체계 역시 정부부처 전문성을 존중하며 과도한 규제권한 집중을 막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고려한 것으로 평가된다.

ICT 전문가는 “EU, 미국, 일본 등 온라인플랫폼 규제를 종합할 때, 주요국은 부처 전문성과 정책 일관성을 중시하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일정 규모 이상 초대형 온라인플랫폼 기업을 규제 대상으로 한정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혁신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