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태양광+ESS+전기차 충전소' 신사업 나선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저장·유통 꾀해
다음 달까지 국내 충전기 제조사 선정
전기차 중고·폐배터리까지 활용 넓혀
ESG 경영 강화…차세대 먹거리 포석

LG전자가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충전소를 하나로 묶은 에너지 융합 사업을 추진한다. '태양광+ESS+충전소' 융합사업은 지금까지 이론이나 시범 사업으로만 진행됐을 뿐 이를 상품화해서 차세대 먹거리로 삼겠다는 시도는 LG전자가 국내 처음이다. 늘어나는 전기차 충전 수요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장점은 물론 전기차의 중고·폐배터리까지 충전용 ESS로 활용할 수 있어 전기차 후방산업으로도 크게 주목된다.

LG전자가 태양광발전과 ESS, 에너지관리솔루션(EMS), 전기차 충전소 등의 에너지 융·복합사업에 나선다. LG전자는 다음 달까지 국내 충전기 제조사를 선정해 전용 충전기를 마련한다. 5개 업체와의 협의에 들어갔으며, 이 가운데 1개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 충전기 이외 태양광 모듈, ESS, EMS 등은 LG전자 자체 기술과 제품에서 충당한다. 현재 LG전자의 비즈니스 솔루션(BS), 생활가전(H&A) 사업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조직돼 있다.

LG전자는 저탄소 친환경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번 사업을 LG그룹 전체로 확대하고 그룹 이외 건물·공장 등 각종 시설물 대상의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사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고려, 국제표준에 맞춰 제품화된다.

LG전자가 추진하는 에너지 융·복합 사업은 독자적으로 전기를 생산, 자체 필요한 전기를 충당할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전력망을 통해 되팔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독립형 전력망)이다.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ESS에 저장한 후 충전용 전기로 쓰고 남은 전기는 전력거래소를 통해 일반 전기요금 시세보다 비싸게 팔수 있다.

여기에 전기차에 충전한 전기를 각종 전력수요(배전망·가정·공장)로 전송하는 V2G(Vehicle to Grid)와 전력수요관리(DR)까지 연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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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미국에서 유료로 운영 중인 태양광+ESS+충전소.

다만 현행 전기사업법에 따라 아직은 ESS에 저장된 전기는 한국전력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유료 서비스를 할 수 없다. 국내에서 무료 서비스는 가능하지만 유료 사업까지는 아직 안 된다. 2~3년 후부터 늘어날 전기차 중고·폐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할 수 있는 것도 융합사업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태양광+ESS+충전소 사업은 ESG 경영이나 충전인프라 확충에 유리해서 SK나 GS그룹도 이를 추진하고 있지만 LG는 이미 태양광 등 다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행법상 전기차 충전용 전력 재판매가 불가능하지만 앞으로 크게 늘어날 전기차 중고 배터리 수요처 발굴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에너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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