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배터리 장비업체인 미디어테크가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로부터 대형 장비 수주 계약을 따냈다. 이 업체가 미국에 전고체 배터리 장비를 공급한 건 국내 장비업체로는 처음이다. 미디어테크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성사된 이번 계약으로 미국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디어테크는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에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제조 장비를 공급한다고 17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250억원으로, 배터리 전극 장비(양극·음극판 제조)와 조립 장비(배터리 완성품 제조)를 일괄 수주했다. 이 회사가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에 장비를 공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배터리 장비 업계에서 해당 업체에 장비를 공급한 것도 미디어테크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테크는 배터리 제조 장비 전문 업체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에 각형 및 파우치 배터리 장비를 공급해 왔다. 이번에 미국 전고체 배터리 신장비를 개발·공급, 해외 배터리 업체로의 공급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미디어테크 관계자는 “배터리 장비를 공급받는 업체는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전문 업체”라면서 “이번 공급 계약으로 차세대 신장비 분야 제조 기술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라고 밝혔다.
회사가 공급하는 장비는 전고체용 전극 공정 장비인 펀칭 머신과 파우치를 포장재에 넣어 밀봉하는 조립 공정 실링장비 등 전극 및 조립 장비다. 미국 업체의 현지 공장에 순차 공급할 예정이다.
미디어테크는 이번 수주에 앞서 올해 초 해당 기업의 다른 계열사에도 전극·조립 장비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전고체 배터리를 다른 방식으로 제조할 예정이다.
미디어테크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장비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회사는 그동안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소재 업체들에 연구개발(R&D)용 장비를 공급해 왔다.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장비 공급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테크 관계자는 “배터리 장비 업체로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 글로벌 배터리 장비 분야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