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준비하는 대형마트…'폐점' 대신 '리뉴얼' 속도

백신 접종 따라 가파른 소비 회복
배송거점으로 활용도도 부각돼
이마트 구로점·롯데마트 여수점 등
구조조정 멈추고 노후매장 새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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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별내점 전경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대신 리뉴얼로 사업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따른 가파른 소비 회복과 배송 거점으로 활용도가 부각되면서 기존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달 17일 서울 구로점을 리뉴얼 오픈한다. 올해 들어 별내점과 안양점에 이은 세 번째 리뉴얼 매장이다. 1999년 오픈한 노후 점포로, 인근 롯데마트·홈플러스 금천점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전 층에 걸쳐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먼저 지하 1층에 델리 매대 등 그로서리를 대폭 강화하고 1층에는 자체 리빙 전문점인 '앳홈'과 '자주' 등 리빙·인테리어 구색을 강화했다. 2층에도 일렉트로마트와 데이즈, 토이킹덤, 몰리스 등 이마트 전문점 MD를 입점시켜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차별화 경쟁력으로 삼았다. 애플스토어와 슈마커 등 외부 테넌트도 다수 유치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마트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장 재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채널에 맞서 오프라인 업태만의 체험 요소를 강화해 차별화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는 이번 구로점을 포함해 올해에만 15개점을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온 롯데마트 구조조정 대신 리뉴얼로 전략을 수정했다. 사업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에만 12개 점포를 정리했지만 올해부터는 폐점을 멈추고 노후매장을 새단장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지난달 재개장한 롯데몰 여수점이 대표적 사례다.

기존 롯데마트 여수점을 리뉴얼해 종합몰 형태로 문을 연 롯데몰 여수점은 패션과 리빙, 인테리어를 강화하며 단숨에 지역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롯데는 여수점 성공을 계기로 노후된 롯데마트 매장도 폐점보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춘 오프라인 매장으로 새단장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대형마트의 변신은 소비심리 회복과 맞물려 오프라인 쇼핑에 나서는 소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성장하던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올해 2월 14.3% 신장을 시작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특히 이마트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154.4% 증가한 1232억원에 달했다. 할인점 기존점도 매출이 7.9% 증가하며 성장 궤도에 올랐다. 기존점 성장은 점포 리뉴얼 효과 덕분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월계점과 신도림점 등 9개 점포를 리뉴얼했는데, 해당 점포 모두 올해(1~4월) 들어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거뒀다. 춘천점은 68.4%, 칠성점은 42.5% 매출이 고신장하며 리뉴얼 성과를 입증했다.

오프라인 리뉴얼은 온라인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리뉴얼 오픈한 신도림점의 경우 올해 들어 온라인 PP센터 매출이 154% 뛰었다. PP센터를 기존 20평에서 320평으로 확대해 점포 배송 물량을 늘린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을 통해 되돌아오는 고객 수요를 선점하면서, 온라인 배송 거점도 강화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