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동아의대 연구팀, 상처난 눈 '홍합과 양막'으로 재생시키는 기술 개발

국내 연구팀이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수술용 봉합실 없이 양막 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안구 이식 수술이나 백내장 수술 후 절개창의 봉합 등 다른 안과 수술에도 적용 가능할 전망이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차형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맹성우 석박사통합과정, 박태윤 박사)이 박우찬 동아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광가교 접착제 '픽스라이트(FixLight)'를 실제 안구 표면의 양막 이식술을 모사한 동물 모델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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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수술용 봉합실 없이 양막 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왼쪽부터 차형준 포스텍 교수, 박우찬 동아대병원 교수, 맹성우 포스텍 석박사통합과정, 박태윤 포스텍 박사, 민지상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박사

그 결과 봉합실을 이용한 기존 이식 방법에 비해 5배 이상 빠르게 수술을 마칠 수 있었고, 안정적으로 접착된 양막에 의한 결막 재생 치료 효과도 기존 봉합실을 이용한 방법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양막은 태반 안쪽 배아를 덮고 있는 막으로 배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양막에는 상피 재생을 촉진하는 인자가 있어 안구 표면을 재건하기 위해 양막 이식을 시행해 회복을 촉진시키는 수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양막 이식 수술은 봉합실로 꿰매고 안구 표면에 고정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안구 표면에 흉터가 남게 되며 양막의 얇은 두께에 의해 정교한 봉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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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가교 홍합단백질접착제(FixLight)를 사용한 비봉합 양막 이식 개략도.

연구팀은 특정 파장 빛을 쬐어주면 몇 초 내에 가교돼 하이드로젤 상태로 변화하면서 접착력을 가지는 '광가교 접착제'를 이용해 결막 결손이 있는 토끼 모델 안구 표면에 봉합실 없이 양막을 이식해 관찰했다.

실험에서 습윤한 실제 안구 표면에서 봉합실을 사용해 꿰매어 고정했을 때와 차이가 나지 않는 안정적인 접착 능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식된 양막 위로 상피화가 진행된 후에는 완전히 생분해가 되어 일체화된 상피조직으로 완벽히 재생되는 것도 확인했다.

차형준 교수는 “혁신 원천소재인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실제 결막 결손 동물 모델에 적용해 효과적인 결막 재건을 위한 새로운 양막 이식 기술로서 효과를 확인했다”며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봉합실을 대체하는 안전한 생체접착제로 폭넓게 적용할 수 있을 것”라고 밝혔다.

한편, 광가교 홍합접착제 픽스라이트는 현재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돼 봉합실을 대체하면서 흉터를 만들지 않는 안전한 피부접착제로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해양수산부에서 지원하는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생체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터리얼즈'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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