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작동방식과 구조를 가진 '뉴로모픽 컴퓨팅' 연구가 각광받는 가운데, 우리 연구진이 관련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임정아·주현수 광전소재연구단 박사팀이 뉴런과 유사한 형태와 기능을 갖고, 뇌 신경세포망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인공신경섬유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컴퓨터 연산을 뇌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려면 뇌 뉴런(자극을 수용해 전달하는 신경계 단위), 시냅스(신경접합부) 역할을 하는 소자 연구가 필수다. 기존에는 뉴런, 시냅스에 대응하는 소자를 각각 개발해왔는데, KIST 연구진은 두 가지 동작 특성을 모두 갖는 인공신경섬유를 개발했다. 이 소자들을 연결하면 간단히 신경망 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작할 수 있다.
뇌 신경세포는 끝이 여러 가닥으로 갈라진 섬유 구조다. 여러 자극을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다. 전기자극에 따른 이온 이동으로 신호가 전달되는데, 연구진은 2019년 개발한 섬유형 트랜지스터 소자를 인공신경섬유로 발전시켰다. 섬유형 트랜지스터 전극으로 들어오는 전기 자극에 따라 반도체 소재와 절연막에 존재하는 이온 사이에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도록 설계했다. 마치 시냅스처럼 전기신호 강도를 기억해 전달하는 메모리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또 개발 인공신경섬유는 여러 개의 전극에서 다발적으로 들어오는 전기적 신호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소자에서 통합된다. 뉴런과 동일한 특징을 보인다.
연구팀은 개발한 인공신경섬유를 엮어 100개 시냅스로 구성된 인공신경망을 제작, 안정적인 소자 특성을 확인했다. 제작 인공신경섬유 소자들을 이용해 음성인식 학습을 진행 시킨 결과 88.9% 인식률을 달성했다.
주현수, 임정아 박사는 “개발 인공신경섬유 소자는 실제 뇌신경망과 유사한 대규모, 저전력, 고신뢰성 인공신경망을 실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며 ”인공신경섬유소자의 유연 특성을 인공지능(AI) 반도체소자의 웨어러블, 로보틱스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최신 호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