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계 만남, '쇼'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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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5대 그룹 사장단과 만난다. 비공개로 만나는 이 자리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사장 참석이 예정돼 있다. 재계에서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취임한 문 장관과 5대 그룹 사장단의 첫 만남이다. 이보다 앞서 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4대 그룹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때 재계가 기여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김부겸 총리도 3일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 5개 경제단체 수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가 재계에 잇단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을 시작으로 정부 핵심 관계자가 기업인과의 만남을 연이어 요청하고 있다. 재계에 대해 미지근하던 과거 상황에 비쳐 보면 반가운 일이다. 모임에서도 주로 일자리나 투자 주문보다는 각종 현안에 대한 애로 청취가 핵심이라고 한다. 재계 목소리에 귀와 입을 닫은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정부 요청이건 기업이 원해서건 재계와 정부 인사의 빈번한 접촉은 나쁘지 않다. 소통 채널이 많아진다면 정책도 현장을 더욱 반영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실무급 모임도 추천하고 싶다.

과제는 만남이 실제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정치적인 목적에서 기업인과의 만남이 잦았다. 그저 '만났다'는 데 만족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 실행으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포토세션'일 뿐이라는 비난도 많았다. 대부분 보여주기식 행사에 머물렀다. 만남은 중요하다. 모든 사업과 정책의 시작점이다. 만남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어야 한다. 마음 한 구석에 있는, 기업을 바라보는 불신부터 없애야 한다. 그래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인·정치인·공무원 모두 바쁜 사람들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대한민국을 위해 뛰고 있다. 귀중한 시간을 쪼개서 어렵게 만났다. 더 이상 만남이 '쇼 타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줘야 한다. 정부가 먼저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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