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코로나19 백신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한동안 정부의 백신 확보 물량이 부족하다는 이슈가 계속됐고, 이후에는 부작용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부작용 비판도 A 백신에서 B 백신으로 이어지면서 백신 접종 기피 현상까지 만연했다.

최근에는 얀센 백신의 30대 접종을 놓고 세대 간 갈등이나 젠더 갈등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특히 얀센 백신 이후에는 누구보다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40~50대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이 부각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50대 접종 순서는 7월부터일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주변에서 자조 섞인 씁쓸한 목소리가 들린다. 올해 한국 나이로 50세가 된 사람이다. 7월 순서가 돌아오면 바로 접종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만 50세가 기준이란다. 여기서도 밀렸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으로 매일 '잔여백신'을 검색해 보지만 회사 근처에서도 집 근처에서도 '0'만 수두룩하다. 결국 8~9월에나 접종이 가능하다. 사실상 대부분 국민이 접종한 뒤에 맨 마지막으로 접종해야 한다.

백신 접종만 놓고 생각하면 40대는 '소외된 세대'다. 기자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것도 아슬아슬하게 7월 접종을 비낀 나이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면 억울하지는 않다. 양가 부모님은 논란 당시 그래도 안전하다는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이었다. 제수씨와 처남은 의료기관 종사자로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돼 일찌감치 접종을 마쳤다. 회사 후배들도 속속 얀센 접종을 예약하고 조만간 접종한다. 선배들도 7월이면 접종할 수 있다. 장모님은 접종 이후 조금 뻐근한 느낌이 있다고 하셨는데 백신 접종 일반 증상이어서 별다른 문제는 없는 듯하다. 오히려 접종 이후에는 몇 개월째 못 가신 동네 목욕탕에서 사우나도 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이 대단하시다.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감염 시 더 심각한 이들에게 접종 순서가 먼저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그 우선순위가 내 가족이고 동료고, 위험에서 나를 보호하는 이들이다. 억울할 일이 없다.

상대적 박탈감이나 공정을 얘기하지만 세상일이 모든 이에게 중간값이나 평균으로 적용될 수는 없다. 상대적 효과와 적절성 등을 따져야 한다. 그 과정에는 누군가는 손해를 조금 볼 수도 있지만 이익 범위를 주변으로 조금만 확장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괜찮은 방역 성과를 올리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피해자가 적고, 경제도 나름 선방하고 있다. 물론 국내 상황만 놓고 보면 다르게 얘기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모든 부문에서 어려워졌다. 많은 사람이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분명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도 많다.

그러나 지난 1년 반을 돌아볼 때 이 정도면 됐다고 위안해도 될 듯하다. 충분하지 않고 아직도 아슬아슬하지만 나름대로 노력했다. 선방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코로나19 터널도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참으면 된다. 백신을 맞을 때까지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가능한 한 피하면서 지금의 조심스러운 일상을 조금만 더 이어 가면 된다. 골인 지점도 모른 채 1년 반을 지나왔는데 백신 접종까지 2~3개월쯤은 더 기다릴 수 있다.

그래도 접종 기회가 오면 서둘러 맞고 싶다. 오늘도 스마트폰에서 '잔여백신'을 검색해 본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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