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의 연구로 핵연료 기술이 국제 공동연구를 기반으로 세계시장 문을 두드릴 준비에 나섰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자체 개발한 '고밀도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 31일 벨기에 원자력연구소(SCK CEN)와 국제공동연구 수행 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는 핵 확산을 막기 위해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한 연료다. 알루미늄 피복을 씌운 판 형태로,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하다.
통상 고성능 연구로는 90% 이상 고농축우라늄(HEU)을 연료로 쓰는데, 저농축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를 고밀도화하면 활용 가능하다. 최근 이를 고밀도화 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원자력연의 핵연료는 '원심분무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을 적용해 완성했다. 섭씨 2000도 고온 진공상태에서 우라늄실리사이드를 녹여 고속 회전하는 원판에 분사하는 방식이다. 원심력을 이용해 균일한 미세분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수율이 95% 이상이어서 프랑스 등 경쟁국 대비 불량률이 낮고 가격경쟁력도 높다. 고밀도 제조도 물론 가능하다.
원자력연은 SCK CEN과 5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하는데,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해외 대부분 연구로에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원 수준이다. 원자력연은 향후 수출길이 열리면 연간 300억원 이상 수출고 달성을 전망하고 있다.
최기용 하나로중성자연구단장은 “이번 공동연구로 고밀도 우라늄실리사이드 판형핵연료 성능을 국제사회에 입증하면, 우리나라가 연구로 공급국으로서 핵연료까지 패키지로 상품화해 세계 연구로 건설시장에서 뛰어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