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들이 사내 벤처팀 발굴·분사에 필요한 자원을 늘리고 있다. 자금 지원은 물론 컨설팅, 데이터 공유, 투자자 연결 등 창업·벤처기업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운영해 온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총 395개 사내벤처팀과 분사 창업기업을 지원했다. 이미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44개사가 운영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기업의 스타트업 협력과 지원은 선순환 창업생태계 조성이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 일부 대기업만 매출과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아니라 새로운 기업군이 등장해야 우리 사회·경제 전반이 건전해질 수 있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도 대기업과 스타타업의 협력은 좋은 모델로 꼽힌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아 성장한 대기업이 중소벤처·스타트업에 힘을 보태는 것은 명분도 산다.
그렇다고 대기업의 일방적 지원만을 요구하자는 것은 아니다. 유망 소기업 지원은 관련 생태계와 인재 풀을 키우고 넓힐 수단도 된다. 협력 프로그램 설계 자체부터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윈윈' 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이는 게 중요할 것이다.
개선할 부분도 있다. 대기업의 상생협력 프로그램 가동에도 상대적 약자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특히 실질적 지원보다 상생 건수를 채우려는 형식적 프로그램만 많아졌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최근 글로벌 경쟁 구도는 단일 기업 간 대결보다 오픈형 이노베이션 생태계 간 경합으로 옮아 가고 있다. 최근 빠른 기술 변화 속에 모든 비즈니스를 대기업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시대도 지났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 협력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되고 새로운 성장 동력까지 발굴할 수 있다면 최상이 될 것이다.